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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느낌의 마을 속으로
- 라스페치아

by 박경화


프롤로그


친구들과 만나면 여기저기 아프다는 대화를 하게 되는 나이다.

더 늦기 전게 다녀야 돼

싱가포르가 깨끗하고 좋다던데

너무 도시 아냐? 요즘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유행 이래

한살이라도 어릴 때 멀리 가야될 거 같아

남프랑스, 이태리 가보고 싶다

자유여행으로


대화의 종착지인 남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대해 이견은 없었다.

각자의 머릿속에 나름대로 그곳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특별하게 쨍한 햇빛, 고풍스러운 건물이 있는 골목길, 유적지와 예술품들.

여유롭게 걷는 상상은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선물이리라.

부지런히 살아 왔다면 한번쯤 누려도 좋을 호사일 듯.


어떻게 시도를 하느냐가 문제였고 매번 대화는 대화로 머물렀다.

남편과도 유럽자유여행에 대해 가끔 이야기를 나누었다.


패키지여행은 목적지를 다녀왔지만 아쉬웠다.

차타는 시간이 많고 주어진 식사를 하니 편하면서도 밋밋했다.

현지를 스스로 찾아다니며 문화와 풍습을 더 생생하게 느끼고 싶었다.

역시나 언젠가로 미루고만 있었다.


남편이 제2의 직장 퇴직을 앞둔 2019년 봄.

남편 친구 부부는 남프랑스와 이태리 여행을 함께 하자고 제의해 왔다.


6개월 후 파리 왕복 비행기 티켓을 덜컥 끊었다.

준비기간 동안 BAND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했다.


자유여행 경험이 많은 남편친구 부부의 도움으로 남프랑스 이탈리아 여행이 시작되었다.

아비뇽, 엑상프로방스, 니스, 라스페치아. 베로나, 피렌체, 밀라노.

들어본 듯한 도시이름도 실감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친근한 느낌의 마을 속으로, 라스페치아



1. 생동감 있고 진솔한 느낌의 도시, 라스페치아


남편과 혜진 아빠가 니스 현지에서 기차를 예약했었다. 출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다. 트램을 타고 니스 역으로 갔다.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완행열차 thello에 탑승해서 이태리 제노바를 거쳐 라스페치아로 갔다.


남프랑스에서 이런 저런 추억을 쌓고 기차로 이태리를 향해 갔다. 남프랑스에서 남편이 렌터카를 운전해서 일행들이 다니기 편했지만 골목도 좁아 신경이 많이 쓰였다. 이태리부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몸은 불편하더라도 마음이 홀가분한 면도 있다. 유럽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할 때 기차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새삼 부럽기도 했다.


기차.jpg 이탈리아-thello


기차안.jpg thello 안


니스에서 제노바까지 완행기차로 3시간, 환승해서 1시간 걸려 라스페치아에 도착했다. 라스페치아는 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지명이다. 혜진 아빠와 엄마가 이곳에서 3박 일정을 잡았는데 라스페치아는 친퀘테레를 가기위해 머물게 된 도시다. 첫날은 니스에서 이동해서 라스페치아를 둘러보고 이틀은 친퀘테레를 가기로 했다. 라스페치아 중앙역에서 내려 주소를 보고 숙소를 찾아 갔는데 다른 곳이었다. 역과 가까운 곳이라고 해서 근처를 오락가락하다 나중에 찾고 보니 역과 바로 붙은 건물이었다. 친퀘테레를 가기위해서도 기차를 이용해야하니 역으로 진입하기 편리한 위치였다.


라스페티아역.jpg 라스페치아 기차역

숙소에서 식당 추천을 받아 중식당으로 갔다. 볶음밥이 2.8유로였다. 자리 값 1.5유로까지 포함해 식사 값은 1인당 9유로 정도였다. 프랑스에서 이태리로 오면서 분위기와 물가가 달라지니 잠시 혼돈이 왔다. 일단 물가는 이태리가 프랑스보다 엄청 샀다. 프랑스 니스에서 샐러드 한 접시가 15유로였는데 그 가격이면 이태리 라스페치아에서는 중식당 두 명의 식사가 가능했다. 물도 프랑스 에서 1.3유로에 작은 병을 사면 이태리에서는 큰 병을 살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은 1.1유로였다. 프랑스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곱고 우아하다면 이태리는 생동감 있고 솔직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항구 쪽으로 걸어가는데 거리에는 관광객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주거지와 상가가 어우러진 평범한 지방도시 같은 느낌은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항구는 저녁시간이어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는데 정박해있는 배들이 엄청 많았다. 라스페치아는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주에 위치하며 리베리아 동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이다. 로마제국 시대부터 있던 도시이고 중세 이후 조선업이 발달했으며 최근에는 대규모 정유소도 건설되었다. 석탄, 석유와 리비아의 천연가스 등이 이 항구를 통해 수입된다.



라스페치아거리.jpg 라스페치아 거리
라스페치아배들.jpg 라스페치아 항구
라스페치아항.jpg 라스페치아 항구의 배들


라스패치아-1.jpg 라스페치아항


일행은 라스페치아에서 친퀘테레를 어떤 식으로 가봐야 할지 방법을 찾아봤다. 친퀘 테레는 다섯 개(친퀘) 땅, 마을(테레)이라는 의미가 있다. 절벽에 있는 다섯 마을을 가기위해서는 regionale기차를 타고 가서 마을을 구경하고 나서 또 다른 마을로 가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마을과 마을사이를 트래킹할 수도 있다. 배를 탄다면 역시 한마을에서 내렸다가 다른 마을로 이동할 때 다시 배를 이용하며 전부 둘러볼 수 있다. 보트로 1시간 동안 돌아보는 방법은 저녁 무렵 석양을 보기위해 이용하면 좋을 듯싶었다. 기차 경우는 1일 권과 2일 권이 있는데 일단 다음날에 1일 권을 끊어서 다녀보기로 했다.


저녁 무렵, 항구 근처 한 음식점에 사람들이 주문하기 위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진열장에는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깔라마리(한치 튀김)와 라자냐, 맥주 한 병을 시켰는데 15유로였다. 프랑스의 샐러드 한 접시 값과 자꾸 비교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한사람의 간편한 식사 값으로 이태리에서 두 사람의 푸짐한 식사가 해결되니 마음이 넉넉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맛도 훌륭했고 우리 입맛에 맞았다. 사람들 머리색이 검은 색깔이 많았고 우리나라와 같은 반도 국가이니 여러 면에서 친근감이 들었다.



라스페치아음식점.jpg 라스페치아 항구 음식점


한치튀김.jpg 한치튀김과 라자냐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싶어서 이태리 말을 알아보니 '그라시에'였다.

아침인사는 '봉지오르노'

오후인사는' 보나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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