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퀘테레 다섯 마을을 어떻게 돌아볼지 감이 안 잡혔지만 일단 라스페치아 기차역에서 친퀘테레 카드를 구입했다.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one day ticket이 16유로였다. 지역 기차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다. 세계각지에서 모여든 남녀노소 사람들. 첫 번째 마을 ‘리오마조레’에 내렸다. 역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걸어 터널을 지나 언덕길로 오르며 환한 색이 칠해진 건물들을 봤다. 분홍색, 노란색, 주황색, 적갈색, 살구색 등 다양했다. 건물들은 실제는 낡았지만 사진을 찍어보면 더 밝아 보였다.
두 번째 마을 ‘마나롤라’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려 헤매다가 폐쇄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다를 따라 절벽에 형성된 ‘비아 델아모르’라는 연인의 길은 위험요소가 있어서 진입을 막은 것 같았다. 길 초입에는 철문이 닫혀져 있었는데 그 주변에는 연인들이 매달아 놓은 사랑을 언약하는 자물쇠들이 많았다. 다시 내려와 바다를 구경했다. 울트라 마린과 코발트 빛을 띄는 바다는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살을 끝없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나롤라로 가기위해 기차시간표를 확인해서 기차를 타러갔다. 어떻게 다닐지 막막했는데 조금씩 방법을 알아갔다. 타는 방향도 헷갈렸다가 터득해갔다.
친퀘테레 사진이나 그림에서 많이 보았던 풍경은 둘째 마을 마나롤라여서 기대가 됐다. 명성이 커서인지 관광객이 엄청 많았다. 마을 안을 걷는 것도 좋지만 마을의 외관이 보이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특별했다. 직각의 깍아 지른 듯한 절벽 위에 알록달록한 집들이 바다를 향해 들어선 모습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기자기했다. 검푸른 바다의 하얀 물살들은 절벽 밑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은 장소에서 여러 번 비슷한 사진을 찍게 되었다. 오전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석양이 질 때 환한 모습과 밤에 불빛이 반짝이는 광경도 멋있다고 한다.
“ 해질 때 또 오자구요,”
남편에게 말해서 마지막 코스로 다시 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