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마을 마나롤라에서 셋째 마을 코르닐리아로 걸어오려 했는데 역시 길이 폐쇄된 상태였다. 기차를 타고 5분이동해서 코르닐리아로 갔다. 친퀘테레 마을중 유일하게 배가 닿지 않는 곳이라 한다. 친퀘테레 카드로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타고 올라갔다.
마을 골목길은 아기자기하게 꽃들로 장식됐고 식당들도 많았다. 피자도 푸짐하고 맛있어 보였다. 분홍빛 건물에 녹색창이 나고 자그마한 흰색 나무 판에 BAR라고 쓰여진 식당 앞 파라솔에 자리를 잡았다. 남편은 병맥주, 나는 카푸치노를 시켰다. 평소에 커피를 잘 안 마시지만 이런 분위기에서는 카푸치노 한잔 마시고 싶었다. 마을을 걷다보니 두 번째 마을 마나롤라가 멀리 보였다. 리베리아 해안에서 바라보는 지중해는 넓고 푸르렀다.
셋째 마을 코르닐리아부터 넷째 마을 베르나차까지는 걷는 길이 개방된 상태였다. 1시간 반 정도라는데 남편과 천천히 걷기로 했다. 혜진 아빠와 엄마는 첫째 마을에서 함께 다니다가 나중에 만나기로 했었다. 포도밭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니 자연 속에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남프랑스에서 기대했던 풍경을 이태리에서 만나는 듯했다. 걸으며 우리나라 제주도 올레길이나 청산도 슬로길도 이 못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땀도 나고 힘도 들 즈음 오렌지 쥬스를 마시는 테라스가 나타났다. 바닷바람이 엄청 시원했다. 주문은 아래 조금 떨어진 까페에 가서 하고 셀프로 가져와서 야외테이블에서 마셨다. 가격은 4유로.
휴식을 하고 다시 걷다보면 높은 곳에서 둘째 마을 마나롤라와 셋째 마을 코르닐리아가 멀리 보였다. 푸른 바다에 흰 물살을 가르며 두 척의 유람선이 반대방향에서 엇갈리며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