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반달살기
삼천포항에는 정말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고, 그리고 그 앞바다에는 많은 배들이 떠다닌다.
낚시배인지 고깃배인지 알 수는 없지만, 따뜻한 삶의 한 자락을 보는 것 같아 항상 기분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생선이 가장 싱싱하고 싸다는 삼천포 용궁시장.
매일 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울려퍼지는 한 여름 무더위 속 맛있는 생선을 사러 삼천포 용궁시장에 다녀왔다.
날씨가 한도를 넘게 더워서 그런지, 아나면 한가한 시간이라 그런지 용궁시장안은 한산했다.
일단 회 코너에는 살아서 팔닥팔다거리는 생선들이 즐비했다.
이곳에서 회를 떠나 먹을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다.
여름에 이곳 삼천포는 갯장어가 제철이라고 한다. 그래서 갯장어회가 제격인데 이곳에서는 하모회로 불리운다. 그래서 그런지 갯장어가 많았고 반건조 생선에는 갯장어가 많다.
오랜만의 방문이라 마치 처음인듯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시장구경 삼매경에 빠져본다.
역시 눈길이 가는 곳은 반건조 생선들을 파는 곳이다.
사천에 온 김에 이런 저런 생선들을 사다 맛을 보려 한다.
넓다란 둥근 채반에 반만 건조된 생선들이 종류대로 진열되어 있었다.
삼천포 용궁시장의 반건조 생선들은 정말 깨끗하고 정갈하게 말려놓아서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아도 좋아 보인다. 슬며시 생선을 눌러보고 냄새를 맡아봐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하기야 이런 뜨거운 날씨에 해풍에 말렸으니 깔끔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삼천포 생선을 좋아하는 이유다.
하지만 무엇을 사야한단 말인가.
반건조 갯장어가 많았지만 요리를 해 본적이 없어서 일단 패쓰~~
가장 먼저 사고 싶었던 것은 꽃돔이다. 꽃돔이 어찌나 깨끗하게 잘 말라있던지...일단 원픽이다.
한 채반에 이만원, 삼만원짜리가 있었으나 굽기 좋게 너무 크지 않은 이만원짜리로 구입한다.
실제로 기름 거의 두르지 않고 구웠더니 너무 맛났다. 일단 비린내가 거의 없는 생선이다.
먹고 나서도 입안이 청량하다. 믿기 어렵겠지만.
반건조 꽃돔은 나중에 여행을 끝내고 올라갈 때 다시 사 가기로 마음 먹은 생선이다.
국내산 민어와 자연산 우럭도 반건조되어 진열되어 있었다.
그렇게도 맛이 좋다면 반건조 우럭도 한마리만 구입했고, 해풍에 말려 기름이 좔좔 흐르는 참조기도 몇마리도 겟! 반건조 농어와 민어조기도 한켠을 당당히 차지 하고 있다.
민어조기는 큼지막하고 실한 것이 한마리 만원 정도다.
사고 싶은 생선이 너무 많아 고민이 깊어진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생물생선을 사고 싶다면 삼천포 전통수산시장이 좋다.
이곳에서는 돌문어 대여섯마리가 오만원이다. 크고 작은 크기가 있었는데 막 잡아 왔는지 엄청 활력이 넘친다. 연신 탈출을 시도하는 녀석들 때문에 아주머니가 잡아서 다시 물속으로 집어넣기 바쁘다. 세 마리만 이만원에 구입했다. 숙회도 만들고 초무침도 할 예정~~~
시장 구경을 하다보니 생물 옥돔이 있었다. 옥돔은 항상 건조된 것만 보았는데 생물이라 넘 신기하다.
어쩌다 운? 좋게 잡힌 생선인지 한 채반에 가득 있었는데 그냥 만원에 가져가라고 하셨다.
내장과 지느러미가 다 손질된거라 집에 가서 그냥 깨끗이 씻어 요리하면 된다고 하신다.
손질이 깨끗하게 되어 있는 생물 옥돔에 소금을 조금만 뿌려 가져온다.
꽃돔도 옥돔도 비늘과 내장아 다 손질되어 있어 넘나 편한 것!
자, 그러면 사온 삼천포 용궁시장에서 사온 생선으로 요리를 해보자.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생선러버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본다.
일단 반건조 꽃돔은 기름을 아주 살짝만 두른 프라이팬에 굽는다. 굽는 냄새조차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정말 담백하고 살이 많아 단백질이 풍부할 것 같은 느낌~~!
꽃돔으로 칼칼하게 양념을 하고 무를 두껍게 썰어넣어 조림도 해봤다.
역시 맛있다!!
반건조 자연산 우럭은 한마리만 구입했다. 역시 기름을 아주 조금 두르고 구웠는데 역시 담백하고 고급스런 맛이 입맛에 딱 맞았다.
그리고 기름이 좔좔 흐르는 살짝 말린 참조기는 기름을 한 방울도 두르지 않고 구웠는데 생선자체에서 기름이 정말 많이 나와 튀긴 것처럼 되었다. 오호~~~ 고소한 맛이 일품!
하지만 살이 너무 연해 이쁘게 구워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ㅎㅎ
구입한 문어는 사장님이 바락바락 주물러 뻘을 빼내고 내장을 제거하여 잘 손질하여 주셨다.
집에서는 그냥 깨끗이 씻어 10분 정도 무를 넣어 삶아낸다.
너무 뜨거워 대충 뚝뚝 썰어주고 국물에는 다시 무와 파를 넣고 끓여준다.
더운 여름이지만 뜨근한 국물이 좋다. 또 남은 문어는 양파, 오이, 당근을 넣어 식초를 듬뿍 넣은 고추장에 무쳐낸다. 새콤매콤한 맛이 쫀득한 문어다리에 착 달라붙어 입안에 착착 감긴다. ㅎㅎ
마지막으로 생물옥돔은 처음에는 프라이팬에 기름 조금 넣어 구웠는데.....
살이 지나치게 부드러워 뒤집으면서 처참한 몰골이 되어 버렸다.ㅜㅜ
물론 맛은 너무 있었지만....
그래서 다음번에는 양념장을 조금 넣어 전자렌지에 쪄 보았다.
모양도 그대로도 맛도 너무 좋고~~~생물 옥돔 맛있네!!
삼천포 용궁시장은 정말 생선 쇼핑에 있어서는 실패가 없다.
한 여름에도 깨끗하게 말려진 생선을 만날 수 있고 더군다나 가격도 너무 좋으니 말이다.
사천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 삼천포 용궁시장, 전통 수산시장. 모르는 사람 없게 해 주세요! 특히 생선러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