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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나라 Sep 20. 2023

뚜르 드 몽블랑, 짐 싸볼까?

가벼워야 멀리 간다


뚜르 드 몽블랑은 10일이 넘는 기간동안 몽블랑 바라기를 하며 알프스를 내발로 걸어서 완주하는 것이다. 당연히 10일 이상을 보낼 짐과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그곳은 우리가 사는 일상적인 마을이나 도시가 아니라 알프스 산간이다.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르게 안전하게 알프스를 산행할 수 있는 장비가 필수적이다.


그럼 어떻게 짐을 챙겨야 할까?


뚜르 드 몽블랑을 위한 짐싸기에는 세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모든 일정을 산장이나 호텔에서 자며 스스로 모든 짐을 가지고 가는 경우

둘째 캠핑을 하는 경우

셋째 짐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주로 여행사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짐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짐들을 모두 챙길 수 있으나,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가는 경우나 캠핑을 하는 경우는 내가 넣은 짐의 무게가 내 어깨에 고스란히 얹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짐을 챙겨야 한다.


가볍게, 더 가볍게!
덜 가져가야 더 멀리 간다!


뚜르 드 몽블랑을 완주하게 되면 거의 10,000미터에 달하는 오르막을 오르게 된다. 어떤 루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더 추가적인 오르막이 있을 수 있다. 이 높이는 에베레스트 정상을 오르는 것보다 높다는 사실. 즉 뚜르 드 몽블랑은 엄청난 오르막이 매일 기다리고 있어 절대로 짐을 무겁게 싸면 안된다는 것이다. 완주를 하는 동안 매일 같이 한 가지씩 자신의 짐을 버렸다는 분을 만났는데 나중에는 립스틱도 무거워 버렸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100g도, 아니 50g도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힘든 순간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첫번째 팁은 가볍게, 더 가볍게 짐을 싸야 한다는 것.


짐을 가볍게 챙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정말로, 꼭, 없어서는 안되는 것만 챙기는 것과  그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들을 가장 가벼운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말이 쉽지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거의 생존형으로 배낭을 싼다는 것도 어려웠고.....더군다나 가장 가벼운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웠다. 첫번째 경우는 결정이 어려웠고 두번째 경우는 돈이 많이 들었다.


일단 뚜르 드 몽블랑을 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것들로 리스트를 만들었다. 정말 많은 것을 포기했다. 알프스와 어울리는 예쁜 옷들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카메라, 나를 나답게 만들어 줄 화장품도 포기했다. 심지어 머리빗도 아웃.......화장품 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은 립스틱. 이것조차 바르지 않으면 산 송장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장 가벼운 것으로 넣었다.



우중 산행에 대비하자!


태어나서 한번도 우중산행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뚜르 드 몽블랑을 준비하면서도 설마.....비가 내릴까...싶었는데 비가 내렸다. 그것도 엄청난 폭우였다. 뚜르 드 몽블랑의 준비물을 챙기며 의심가득했던 비와 관련된 장비들. 여러 번 넣을까 말까 했던 장비들이 뚜르 드 몽블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두 사용되었다.


일단 비가 내리면 입고 있는 바지 위에 레인팬츠를 입는다. 무릎 아래가 지퍼로 되어 있어서 중등산화를 벗지 않아도 입을 수 있다.(무릎 아래가 지퍼로 되어 있거나 바지 옆이 모두 지퍼로 되어 있는 것이 좋다) 바지가 매우 중요한 이유는 바지를 입고 밑부분을 신발 밖으로 내놓아야 중등산화 속으로 빗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발이 아무리 방수 소재라 하더라도 위에서 내리는 비가 스며들면 신발 안이 물바다가 된다. 바지가 정말 정말 중요했다.


위에는 폭우인 경우 고어텍스 자켓을 입고 판초우의를 또 입었다. 그랬더니 정말 고어텍스 안쪽은 보송보송하더라는~~^^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경우는 고어텍스 자켓이나 판초우의 하나만 입어도 될 듯 하다. 머리는 캡모자를 쓴 후 판초우의에 달려있는 후드를 썼다. 그래야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판초우의는 배낭 위로 덮이기 때문에 배낭도 보송보송 잘 지켜졌다. 판초우의를 입을 때 주의사항은 반드시 판초우의 후드를 써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빗물이 몸 속으로 스며든다. 주의 할 것.



모든 식사는 산장에서


내가 가진 짐을 줄이는 방법 중의 하나는 모든 식사를 산장에서 하는 것이다. 아침과 저녁식사는 숙박을 예약할 때 같이 한다. 점심 식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점심 식사 시간 즈음에 도착하는 산장에서 하는 것이다. 그러면 따로 음식을 싸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점심 식사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할 수 있는 산장이 없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전날 묵은 산장에 도시락을 신청할 수 있다. 보통 런치 박스는 12유로에서 14유로 정도에 판매가 되는데 여기는 샌드위치, 요거트, 사과, 에너지바, 삶은 달걀 등등 뭐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도 비싼 편이지만 무겁기도 하다. 내 경우는 점심을 먹을 산장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 바게트로 만들어 진 샌드위치만 사거나 산장에서 파는 케이크를 구입했다. 둘 다 멋진 풍경을 보며 점심 식사를 하기에 충분하다. 바케트 샌드위치는 치즈와 잠봉햄, 바질 등이 들어가 있어 정말 맛있고, 케이크도 파운드 케이크 같은 질감을 가진 든든하고 맛있는 종류들이 많았다. 샌드위치 단품은 4~5유로 정도면 살 수 있었다. 무게도 가볍고 딱 먹을 만큼만 살 수 있어서 좋다. 메뉴판에 없더라도 샌드위치만 사고 싶다고 하면 다 만들어 주셨다. 은근히 음식의 무게가 많이 나간다.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산장간의 거리를 잘 파악하고 어떻게 먹을지 계획하면 좀 더 가볍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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