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플러스 "Get It"의 당근마켓 표절 의혹
나는 중고장터를 몇 년전부터 굉장히 잘 사용하고 있던 유저였다.
PC에서는 중고나라, 모바일 앱으로는 번개장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작년 말 쯔음 당근마켓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오늘 새벽,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플러스 "Get It" 이 당근마켓의 기능들을 그대로 갖다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트립스토어"라는 여행 스타트업까지도 네이버 패키지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상태이다.
매일 밤마다 번개장터/당근마켓에 들어가 건질 만한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고, 메인 화면에 올라온 매물들을 보며 사람들이 주로 찾는 중고 상품들을 매일같이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 된 터라 오늘 새벽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어플에 접속했다. 그런데, 당근마켓 상위에 당근마켓에 속상한 일이 생겼다며 공지가 올라왔길래 바로 들어가서 확인해보았다.
(그 와중에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그러고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당근마켓과 네이버 라인스토어에서 출시한 "Get It"의 UX/UI 비교 화면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의 사이트들을 이용해온 나로서는 너무나도 확연히 느껴지는 카피캣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의 큰 차이점은 이웃/직거래에 있다. 번개장터는 전국구로 판매하는 택배 거래가 주를 이루는 반면, 당근마켓은 근처 사는 이웃들의 매물을 받아 보는 직거래가 주를 이룬다. 번개장터의 별점(상점 후기)이 당근마켓에서는 매너 평가 등으로 이루어지는 등, 이 둘의 UX/UI는 물론 브랜딩까지도 다르다.
하지만 네이버 "GET IT"과 당근마켓에서의 차이를 USER 입장에서 느낄 수 없었다. 여담으로, 당근마켓은 네이버 벤처 투자자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보여준 적이 있었지만, 카카오 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UX/UI도 비슷한데 가서 서비스까지 보여줬으니 당근마켓의 존재를 몰랐다는 변명은 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UX/UI가 통째로 베껴진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손쉽게 표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이제 트립스토어의 의견도 들어보자.
위 그림은 트립스토어 대표님께서 제기한 UX/UI 비교 화면이다. 하지만 나는 이 의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 필요한 출발지, 목적지, 날짜, 인원수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UX/UI는 비슷하지 않더라도 트립스토어의 #(hashtag) 기능이 네이버 패키지 위에도 있다는 것 정도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도 표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가 표절이고, 표절이 아닐까.
결론은 나도 잘 모르겠다. UX/UI를 포함한 디자인 쪽에서의 표절 문제는 예전부터 많이 제기되어 왔으나, 항상 분쟁 이후의 상황을 잘 알려주지 않는 탓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나는 모른다.
스포츠에서의 스포츠맨쉽처럼, 스타트업에서 지켜야 할 도리가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출범한 네이버는 더더욱, 이 도리를 잘 지키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 그들은 UX/UI 버튼 하나하나의 기능은 물론이며 위치와 색깔, 모양까지 어느 하나 쉽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디자인의 변화로 User가 겪는 경험의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당근마켓팀은 SNS에 자신들의 노력을 많이 알려온 탓에(적어도 나에게는), 그들의 노력이 네이버라는 대기업에 몇 달만에 카피되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분노할 것이다. 이 문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던 안 되던, 브랜드 전체를 카피했다는 것에 네이버는 도덕적인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스타트업의 질서가 확립되어 법적 논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지적 재산권들을 보호받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Jisu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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