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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May 07. 2024

1일 1 에세이에 도전 중입니다.

거짓 같은 상황이 현실로 되길 바라는 마음

미처 완성되지 않은 원고를 가지고 겁도 없이 투고를 했고, 덜컥 출간계약까지 이르게 되었다. 계약서를 받아 들고 기쁨도 잠시, 새로 써야 하는 산더미 같은 원고와 기존 글에 한 퇴고까지 갑자기 불안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출판사가 정해준 5월 말이라는 원고 제출 시점까지 차질 없이 완료하기 위해선 1일 1 에세이를 써야 했다. 이런 거짓말 같은 상황을 현실로 만드기 위해선 주저할 틈이 없었다. 일단 써야 할 글의 목록을 출력하고는 순서대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회사를 퇴근하면 곧장 집 인근의 카페에 가서 1시간 내지 2시간 정도 꼬박 글을 쓰는 중이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초인적인 힘이 나듯이 어찌어찌 완성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정 써지지 않을 땐 머리털을 붙잡고 고통의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늘 삶은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고, 가로막는 장애물 만난다.


몇 년 만에 친구가 미국에서 귀국했다. 하필 약속날짜가 평일로 잡혔다. 내 안의 하얀 마음, 까만 마음이 싸우기 시작했다. '갑자기 회사에서 급한 일이 생겼다 하고 주말에 따로 볼까. 아니야 안돼. 친구가 왔는데, 글이 뭐라고 거짓말까지 하려는 거야. 네가 양심이 있니. 나중에 친구에게 얼마나 미안하려고. 그래도 오늘 안 쓰면 안 되는데.....'


그렇게 고민하다가 결국 모임에 가기로 했다. 대신 다음 날 두 편의 쓰겠다는 거짓말 같은 약속을 하고 말았다. 친구를 만나 늦게까지 한 잔 하고는 다음날 숙취에 시달렸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발버둥 쳤다. 나로선 최선인 한 편 완성과 나머진 절반 정도를 썼다.


더 큰 위기가 다쳤으니, 아내가 첫째 시험 끝난 기념으로 캠핑을 가자고 했다. 거기서 다른 토를 달다간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에 무조건 알겠다고 하고는 회사에 연가도 하루 냈다. 아내는 곧바로 장모님이 계신 문경 근처 충주에 위치한 어느 캠핑장을 2박 3일간 예약했다. 일정을 마치곤 곧바로 문경으로 넘어가 장모님 댁에서 1박 2일간 더 머물 오기로 했다.


캠핑장은 풍경이 그림 같았다. 마음 한구석엔 부담감이 스멀스멀 차올랐지만 애써 외면했다. 숯불에 고기도 구워 먹고, 오래간만에 같이 게임도 하고, 불멍에 깊은 대화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찾아온 저녁 자유시간, 나는 가져온 노트북을 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연이 주는 힘을 받아서였을까. 도시에 있을 때보다 훨씬 집중이 잘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새벽 시간은 오롯이 나의 것이었다. 모두가 잠든 때, 고요를 벗 삼아 글에 집중했다. 가족들과 도 있게 보내면서도 글도 쓰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문경에 가서도 나의 루틴은 이어졌다. 그곳엔 최애 장소까지 있어서 넘어 푸르른 풍경을 바라보며 글을 썼다.  

결국 글을 쓰겠다는 다짐이 지킬 수 없는 거짓처럼 다가왔는데, 결국 해냈다. 스스로에게 칭찬을 잔뜩 해주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 하지만 나를 믿고 차근히 한발 한발 나아간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5월 말엔 그때의 '나'가 모두 해내고 짓는 뿌듯한 웃음을 꼭 만나고 파.



라라크루 8기 시작을 맞이해서 화요갑분 글감 '거짓말'을 가지고 첫 글을 씁니다. 당분간 브런치에 글을 쓰기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주는 글감을 받아 틈틈이 써보렵니다. 원고의 압박에서도 잠시 벗어날 겸 해서요.


정말 거짓말처럼 기안 안에 원고를 모두 작성하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라라크루, #라라크루글쓰기, #화요갑분 글감,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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