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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영 Jan 30. 2024

16. 부모가 자녀의 조현병을 유발시킨다?

-고급이상심리 성찰일지6

이번 학기들어 처음으로 강의실에서 얼굴을 보며 모여 수업에 참여한 탓인지 살짝 설레인다. 눈과 눈을 맞추고 상대의 목소리를 들으며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새삼 알게 된다.          

  조현병은 DSM-5에서는 스펙트럼장애라고도 부른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분리되어 적응이 안된다. 조현병 환자의 10%는 자살을 하기도 하고 살해를 하기도 한다. 잘 씻지도 않고, 겨울에도 여름옷을 입고 다니기도 하고 정상적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시설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아 일상에서 조현병 환자를 볼 기회는 많지 않다. 핵심증상으로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행동이나 경직행동, 음성증상 중에서 적어도 2가지 이상 나타나거나 만약 망상이 기괴하거나 환각이 환자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해 간섭하는 목소리이거나 두 명 이상이 서로 대화하는 목소리일 경우 1개의 증상만 있어도 조현병으로 진단한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예술가 중에서 현실에서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본 것으로 음악, 미술, 문학 등의 방면에서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예술가가 예술활동이라는 자각 없이 이러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조현병 증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생물학적으로 직계가족 중에 조현병이 있으면 유전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조현병을 가족관계 요인 중에 Bateson과 그의 동료들의‘이중 구속이론(double-bind theory, 1956) ’은 부모의 상반된 의사전달이 혼란된 언어의 뿌리가 가정 내에서 이중 구속적 의사소통을 통해 조현병의 유발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부모가 서로 상반된 지시나 설명을 하는 애매하고 불명확한 생각을 전달하는 불분명한 소통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나 의사소통을 방해함으로써 조현병 환자의 발병이나 경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Goldstein과 Rodnick(1975)에 의해 혼란된 의사소통을 하는 가족에서 조현병이나 그와 유사한 장애를 지난 청소년이 많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다. Milkowitz(1985)는 양극성 장애의 가족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부모된 입장에서 자녀가 혼란스러울 만한 대화를 했던 때가 떠올랐다. 평소 말로는 정신적인 가치의 고귀함에 대해 떠들면서 실제적으로는 물질적인 가치를 우선시 한다든지 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자녀를 정신장애의 어려움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말이다. 양육태도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또 조현병 환자의 가족은 가족간의 갈등이 많고 강렬한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경향이 있고 비판적이고 분노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환자에 대해 과도한 간섭을 나타낸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가족의 특성은 Brown(1959)에 의해‘표현된 정서(expressed emotion)’라고 학술적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Brown et al.,(1972)와 Hooley(1985)는 조현병으로 재입원하는 환자 비율이 분노정서의 표현이 낮은 가정은 10%인데 비해 분노정서의 표현이 높은 가정에서는 58%였다는 연구보고를 하였다. 혼란스럽고 애매한 양육태도만큼이나 분노정서를 표출하는 감정적인 양육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모의 부부관계가 ‘편향적’일 때 수동적인 배우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배우자에게 가족에 대한 통제권을 양보한 채 자녀에게 집착하는 경우에 조현병을 유발할 수 있다. ‘분열적’부부관계는 부부가 만성적인 갈등상태에서 서로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녀를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입장에서 가족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가? 가족은 부모와 자녀에게 진정한 ‘퀘렌시아 (Querencia)’인가? 투우장과 같은 피터지는 경쟁 사회 속에서 부모와 자녀에게 안전한 피난처로 따뜻한 정서적 공감의 장소가 가정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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