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이상심리 성찰일지7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는 삶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드는 정신장애인 동시에 ‘심리적 독감’이라고 부를 정도로 매우 흔한 장애이기도 하다. 또한 우울장애는 개인의 능력과 의욕을 저하시켜 현실적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우울장애는 흔히 자살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심리적 장애이기도 하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우울증’의 다른 이름들이 있다. 고3병, 대4병, 화병, IMF증후군, 빈둥지 증후군, 기러기아빠 증후군, 퇴진증후군, 생리전 증후군, 산후 우울증, 갱년기 증후군이 있다. 그만큼 ‘우울’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장애라고 말할 수 있다. 우울증은 향후 다양한 성인병, 즉 고혈압, 중풍, 당뇨병, 비만의 원인이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노인기에는 좌측 전전두엽의 이상으로 중풍, 치매 초기에 우울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불면, 체중감소,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노인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다양한 원인들을 고려하고 찾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특히 75세이상에서는 우울증이 70%이상이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의 원인을 생체아민이나 모노아민 계통의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으로 보는 생물학적 입장, 분노가 무의식적으로 자기에게 향해진 현상으로 보는 Freud의 입장, 학습된 무기력으로 보는 행동주의적 입장, 생활사건을 일반화의 오류로 바라보는 인지적 입장,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초래한다는 입장이 있다.
우울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사회적지지(social support)’의 결여로 인해 개인의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이 서서히 낮아지는 것에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때 ‘사회적 지지’는 개인으로 하여금 삶을 지탱하도록 돕는 심리적 또는 물질적 지원을 의미한다. 즉, 친밀감, 안정과 애정, 소속감, 돌봄과 보살핌, 정보제공, 물질적 지원 등을 통해 자존감과 안정감을 유지시켜 주는 사회적 지원을 말한다. 소속집단으로부터 소외되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사람을 찾을 수도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울장애에 영향을 끼칠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Joiner의 대인관계이론에서도 ‘좌절된 소속감’을 자살의 주요 요인으로 보기도 한다.
‘우울’증상 극복의 매개효과로 부상하고 있는 개념 중에 자기자비(self-compassion)가 있다. Neff(2003)가 제안한 ‘자기자비(’는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는 자기존중감(self-esteem)의 역기능에 대한 대안으로 불교이론을 토대로 한 개념이다. 자기자비는 고통에 처했거나 자신의 부적절함을 지각하게 되었을 때 자신을 혹독하게 비난하는 대신 자신에 대해 돌봄과 공감의 감정을 갖는 것을 말한다. 자기자비는 자기 가치의 평가를 포함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개념화하려는 시도이다. 자기자비는 불교의 지혜 전통에 근거하여 개인적으로 취약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에 대한 친절’, ‘보편적 인간성’, 그리고 ‘마음챙김’의 세가지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자기자비는 어렵고 부적절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돌봄과 자비로운 태도를 가진다. Raes(2011)는 자기자비가 우울증상과 관련하여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한 바 있다. 그밖에도 자기자비는 우울, 불안, 분노와 같은 부정정서를 낮추고 ‘자살’과 부적 관련성을 보인다는 국내 연구가 많다. 조현주, 현명호(2011)는 자기자비의 반대 개념인 자기비판적인 사람에게 실패로 인한 고통정서를 인정하고 친절하게 수용하도록 하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우울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접근으로 ‘자비중심 치료(Compassion Focused Therapy: CFT)’와 ‘마음챙김 자기자비 프로그램(Mindful Self-Comparrion Programme: MSC)’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Shapiro(1998)에 의하면‘마음챙김’에 기초한 치료법들이 우울증 등 다양한 범위의 심리적 장애에 치료효과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우울장애나 양극성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자살의 여러 위험요인을 살펴보았을 때 자신이 짐스러운 존재가 되었다고 여기고 도피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트라우마와 같은 고통스럽고 부정적 생활사건에서 자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요인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친절한 태도와 보편적 인류성과 마음챙김을 가지고 바라보는 ‘자기자비(Self-Compassion)’의 태도가 우선시되어야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