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어떤 사람이 너무나 예뻐했었던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나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었대.
그래서 한동안 지나가는 강아지나 개만 봐도 눈물이 흘렀다고 하더라고.
그러다가 반려견을 떠나보낸 지 한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용기를 냈었대.
어떤 용기였냐면..
개와 같이 산책하는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 산책하는 개를 쓰다듬어 보는 용기였다고 했어.
그래서 보호자의 허락을 받고 개를 쓰다듬고 안아 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서 너무 힘들었다고 하는 거야.
그러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에게도 언젠가 닥칠 일일 텐데 난 어떨까...
내심 두렵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었지.
몇 년이 흘러 나에게도 기어이 너를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더라.
난 계속 모른 척했는데 그 시간은 날 보챘어.
너를 이제 데려가야 한다고 말이야.
너의 별에 널 데려가야 네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이야.
그렇게 널 보내야 했고...
그 뒤로 난 한동안 널 찾았어.
네가 없는 공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너의 이름을 불렀고
집안 구석구석에서 널 찾아다녔지.
밖에는 잘 나가지 못했고.
밖에 나가서 지나가는 강아지나 개를 보면 그렇게 가슴이 아려오더라.
그래서 일부러 산책하는 강아지나 개를 쳐다보지 않았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비가 많이 내렸던 날,
커다란 우산을 쓰고 무작정 밖을 걸었어.
내가 눈물을 흘리며 우는 모습을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우산을 쓰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쏟아지는 빗소리에 맞춰 눈물을 쏟아냈어.
그렇게라고 해야 널 잠시 덜 그리워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렇게 여름이 지났고 가을이 찾아왔어.
네가 없이 보내는 첫가을.
가을은 원래 쓸쓸한 계절인데 더 쓸쓸하게 느껴졌지.
그렇게 쓸쓸하게 느껴지던 가을날에 나도 용기를 냈어.
그 사람처럼 말이야.
그래서 어여쁜 강아지와 산책하고 있는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
그 강아지를 잠시 쓰다듬고 안아봤었지.
보드라운 털,
온기가 느껴지는 작은 몸,
낯선 사람이 궁금한 듯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쳐다보는 맑게 빛나는 눈,
낯선 사람의 체취가 신기한지 연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까만 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느낌의 발바닥.
생각보다 나는 담담하게 안았고 쓰다듬었지.
눈물은 흘리지 않았어.
아마도 그러한 행동을 하기까지 안 울기 위한 엄청난 연습을 해서일 거야.
나의 손길을 잘 받아준 강아지에게 건강하라는 인사를 하고
보호자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지.
언니는 이제 다른 개를 쓰다듬거나 안아도 울지 않아.
그만큼 언니도 단단해져 가고 있는 중이야.
그렇다고 널 생각하는 걸 소홀히 하고 있지 않으니 서운해말길~^^
내가 자꾸 슬퍼하고 있으면 너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 아니니.
앞으로 너와의 좋았던 추억들, 기억들도 언니가 많이 쓸 거니까 너도 잘 읽어주길 바라~^^
너의 평온을 바라는 언니가 지구에서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