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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Jan 03. 2024

우울증을 안고 사는 사람들과 경험나누기

‘우울증에 시달리고 안고 사는 분들에게’


우울증… 좀 길게 이야기 해도 된다면 말할게요. 참고로 저는 우울중과 십년 넘게 씨름중이고 지금도 크게는 세번째 몰려온 위기로 병원 상담과 약처방을 2주마다 받는 중입니다.


우울증은 크게 두개의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하나는 외부의 이유로 다양한 상처나 불안, 고단함으로 인한 발생이고요. 또 하나는 내부의 이유로 타고난 본성이 우울증 기질을 타고난 경우지요. 담즙 기질 등 몇가지가 있는데 전문적인 설명은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검색하시면 알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본래 타고난 우울적 기질을 그런대로 잘 다스리고 견뎌오다가 외부의 상황을 만나 발병한 경우입니다. 아내가 희귀난치병으로 머리만 빼고 온몸이 통나무처럼 사지마비가 되어 15년째 간병을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도 진행형이고 제 인생의 모든 살림과 자유를 상실하면서 죽기 직전의 심한 우울증을 2013년 2018년, 그리고 지금 2023년 세번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터무니 없는 설명이나 가벼운 조언은 아닐겁니다.


우울증…. 그 단어가 가져오는 큰 무게는 간단한 몇가지 대답이나 비결로 해결이 되는 대상이 분명 아닙니다. 우울증을 다스리고 이겨내려는 모든 방법이 다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것, 분명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어요. 구체적인 방법들이 낮에는 도움이 되지만 밤이면 다시 혼자가 되고 심지어는 한 집에 사는 가족조차 모두 잠들 때 몰려오는 불안과 슬픔, 우울한 생각들은 어찌 할 수 없습니다. 낮과는 비교가 안되는 큰 무게와 공포로 견디기 힘들어 불면증과 심한 경우 공황장애 호홉장애까지 일어납니다.


왜 그럴까요? 우울증이 생기는 두가지 이유중 외부의 사건이나 관계에서 오는경우는 분명 해결이 좀 쉽습니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관계를 정리하고 다른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잘 지내면 행복한 일상으로 회복이 되니까요. 하지만 타고난 우울증 기질의 사람이 심한 상황과 마주쳐 일어난 우울증은 사람들이 쉽게 조언하는 그런 방법만으로는 거의 못 벗어난다는 결론이 제 경험으로 느낀 것입니다.


우울증… 어느 이유로 빠진 경우라도 심하면 반드시 병원의 도움과 약처방이 필요합니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몸의 기능과 호로몬이 깨질 때 병이 나는 것처럼 마음의 균형을 잡아주는 마음의 기능과 호로몬도 깨어지면 병이 되는 것은 같은 현상입니다. 그래서 귀신이나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식하여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권하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해서 잘 다스리고 견디는 것도 유익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반드시 인정하고 각오해야합니다. 헛된  희망이나 조급한 회복욕심때문에 자신을 몰아세우면 더 깊이 빠져들어 더 위험해집니다. 한부모, 한집에 성잧하는 같은 형제라도 어떤 형제는 불행에도 잘 견디고 어떤 형제는 점점 최악으로 가는 경우가 그래서 생깁니다.


개인적 차이, 다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조치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평생 같이 동행하는 나만의 동반자라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인정하기 싫고 외면하고 싶지만 사실일 수 있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이 암과 함께 살아가며 조절하겠다는 사람이 암과 죽자고 싸우고 이기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경우 회복도 잘되고 일상을 평안하게 보낸다고 합니다.


도움이 좀 되었으면 좋겠지만 천천히 길게 상대하겠다는 인식은 정말 유익합니다. 제가 상담한 의사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직접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법은 없답니다. 다만 그로 인한 두려움 불안 등 부작용에 의한 사람들의 2차 반응에서 중독이나 죽음에까지 이르는 불행이 온다고 생각부터 정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내가 죽지는 않는다! 자기 설득 반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디 제 짧은 경험과 생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잘 견디고 컨트롤 하시면서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 일상이 좀 더 행복해지시기를 응원합니다!


(신앙으로 해석하고 이겨내는 여러 생각은 제외했습니다. 너무 긴 이야기나 사람마다 할 수 있는 역량도 다르고 믿음의 깊이도 다르니까요. 이 점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너무 센 반대의 글은 좀 안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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