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하루가 되기 전에 오소서‘
참 인정하기가 내키지 않았습니다
빛 하나가 밝아지면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반드시 생기는 것이 세상과 자연의 법칙이라는 말에
왜 빛만 생기고 그림자는 안생기면 안되는걸까?
왜 좋은 일만 생기고 슬픈 일은 안생기면 안될까?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달리 살아오면서 겪은
내 경험은 할수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맞는 말이지 늘 그랬지 몸으로 사는 이 땅에서는…‘
가끔 아내가 물이 가득 담긴 큰 풍선을 닮았다고
아픈 아내를 돌보다 두려움과 슬픔으로 생각합니다
조금만 날카로운 무엇이 스치면 퍽! 하고 터져서
물이 쏟아지는 풍선처럼 조심스레 날마다 다룹니다
힘들어하는 딸아이 소식을 듣는 날 전화기를 껴안고
어느날은 티비의 누군가 사연을 보면서 내 일 같다며
화장실에서 배변 씨름하고 졸도해서 침대에 누운 후
그렇게 펑펑 울어대는 시간은 나에겐 지옥문이 열리는
또 다른 어두운 그림자로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갇힌자들에게 자유를
하늘에는 영광을 땅에서는 평화를!
그늘진 곳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눈물과 아픔을 담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복된소식이 오는 성탄이 기다려집니다
추운 겨울 12월에 몸도 마음도 움추려지는 때
얼마나 큰 위로의 경사인지요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 이사 9,1 ]
하루가 끝나고 잠에 들기전이면 안도를 합니다
거의 변함없고 예외없이 날마다 그렇습니다
오늘 밥 잘먹고 크게 꺽꺽 울 일 없었고
정신잃어서 놀라게 하지않고 보낸 날이다 싶으면
마치 주문처럼 새나오는 말입니다
‘휴… 감사합니다. 무사히 하루 보내게 해주셔서!‘
세상에는 무지 많은 빛이 반짝입니다
박수받고 활짝 웃으며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일들로
다만 다른 곳에서는 그 빛과 다른 모양으로
그 빛이 아니어서 생기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없을수가 없는 생명 세상의 법칙입니다
그래서 그 그림자의 사람들을 불쌍히 여긴
사랑의 위로자가 오십니다
일년 열두달 달마다 오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제는 하루도 더 견디기 힘들다 포기하고 싶을 때
그 위기의 순간마다 어김없이 오시네요.
고맙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