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62
‘24시간도 정직하기란 힘들어’
내 안에 있는 거울은 속일 수 없어
말이든 감정이든 사건이든
남은 속여도 자신은 못 속이지
단 한사람 아내에게는 정직해보자
아픈 사람 약한 사람이라서 그랬다
그리고 알았다
그것은 너무 넘기 힘든 큰 산이라는 걸
목숨걸린 중요한 일 큰 일은 오히려 쉽다
하지만 작은 일상은 끝없이 솔직하기 힘들다
귀찮아서 짜증나서 다시 돌아올 지적이 싫어
자꾸만 포장하고 둘러대고 거짓말하려고 한다
“이 정도는 뭐 괜찮잖아?”
“맘 편하게 해줄 하얀 거짓말도 있는거지!”
“세상에 다 솔직한 사람이 어디있어?”
그 변명이 나중 죽음과 이별의 뿌리가 되고
아픔을 불러올 갈등과 불신의 시작이 된다
사람은 왜 이렇게 감정이 치사한걸까
지기 싫어서 폼나고 싶어서 욕심때문에
핑계를 대며 두 마음이 생겨 불편해지는지
나 아닌 바깥의 단 한사람에게도
언제나 솔직하고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는건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이고 세상을 속이는 것
이 넘기 힘든 산을 경험하면서
신 앞에 고백한다
나는 정직하기 너무 힘든 생명체라는 사실을
수시로 작은 욕심때문에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이익계산 때문에
24시간도 정직해보기가 불가능한
연약한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사진일기62 - 24시간도 정직하기란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