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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뗄라 Aug 18. 2019

#23 예술가도 은퇴하겠죠?

#23 제2의 삶을 누려보자!

결국 퇴사한 무용과 출신 마케터,

이제는 자치구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는 막내 사원,

그리고 내 마음대로 끄적이는 문화예술과 무용.


'은퇴', 시작인가. 끝인가.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요 근래 무용과 친구들을 만나면 종종 나오는 이야기가 있죠.

'우리 은퇴하면 뭐 먹고살지?'

'결국엔 강사인가?'

'프리마돈나가 아닌 이상 대학 교수도 힘들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예술가의 은퇴, 그중 무용수.

그리고 일반 국민들에게 은퇴 이후란?


과연, 문화예술계에서 은퇴는 어떤 의미일까요?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은퇴하는 중장년층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정부의 고민이었나 봅니다.

문화예술교육 5개년 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년퇴직을 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이 확대된다고 합니다. 문화예술교육에서 다소 소외돼 왔던 중장년층들을 위해 전국 6곳에 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는 "두 번째 삶을 위한 열린 학습 플랫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중심으로, 인천문화재단이 생애 전환 문화예술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생애전환 문화예술특강

- 다시 쓰는 생활의 기술

- 읽고 쓰는 몸을 위한 예술


총 세 파트로 나뉘어 운영 중인데요, 저마다 도서관, 평생학습관, 문화원과 협력하여 진행합니다.

여러 곳에서 진행하니 접근성이 상당히 좋을 것도 같고, 특히나 은퇴 후 활력을 잃어가는 분들에게 나름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요즘 핫한 1인 미디어 교육이 눈에 띄었는데요, 누구네 엄마로만 불려 오던 그 누군가를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시각에서 세상을 기록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하여 전달하게 옆에서 이끌어 주는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현대 트렌드와 문화예술, 그리고 참여자를 잘 연결한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1인 미디어가 문화예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 인천문화재단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바로 가기 : http://bit.ly/2MoEVQm


또 하나 빼먹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바로 "인생 나눔 교실"입니다.

2019년, 벌써 5년 차네요! 선배 세대와 새내기 세대가 서로의 인문 가치를 공유하는 사업인데요.

매년 인문적 소양을 갖춘 은퇴 세대를 선발하여 아동, 청소년 등과 함께 멘토링을 진행합니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인생의 가치와 지혜를 배울 수 있고, 다른 세대와 공감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매년 2월~3월 중에 선발하는 것 같으니, 기억해뒀다가 신청해보세요!

그동안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배운 것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테니까요.


▶ 2019 인생 나눔 교실 멘토 봉사단 모집 공고 바로 가기 : http://bit.ly/33IJQ4g


국민들을 위한 이러한 프로그램 아주 좋아요 좋아!

그렇다면 예술가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은퇴 설계까지 해주기엔 너무 벅찬 현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예술가 은퇴 이후에 도움을 주는 사업은 없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을까요?

그나마 무용에서는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있을 수 있겠어요-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직업전환 프로그램

부상으로든, 체력적으로든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무용은 은퇴 시기가 빠르다고 볼 수 있는 데요.

강수진 발레리나, 김지영 발레리나 등을 제외하고선 보통 3040대에 은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대개 레슨을 하는 프리랜서에 불과한데요. 프리랜서, 아시다시피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무용수지원센터는 은퇴 이후 직업전환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행정인력, 재활전문 치료사 등 다양하고, 또 새로운 직업을 갖게 도와주죠! 교육비를 지원해주기도 하고, 아니면 프로그램 일부로 인턴십을 경험하게 해 줍니다! 상시적으로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컨설팅의 경우 비용이 든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음,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은퇴 이후 이렇게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직장에서도 은퇴 전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딱! 그만두고 나면 저런 좋은 사업이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우울하고 불안할 테니까요. 미리미리 자신들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 나고요? 해당 사업도 2010년에는 중단된 이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삭감으로요. 공공 부문은 늘 항상 언제 바뀔지 모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의 시스템을 보고도 그러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인지 잘 모르겠지만요-


사실 주변에서 은퇴를 걱정하는 예술가들은 아마 평범한(?) 분들일 거예요.

뛰어난, 흔히 말하는 TOP이 아니라요.

프리마돈나를 예로 들면, 대부분 다른 발레단의 예술감독 혹은 대학교의 교수로 부임되면서 은퇴합니다.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죠. 그렇다면 그 외에 사람들은요?


한 인터뷰에서 본 글입니다.

"무용은 시장이 협소해 거의 맨몸으로 무대를 떠난다."

그리고 그 글에는 국립발레단의 인터뷰도 있었는데요, "그만둔 무용수들 대다수는 학교나 학원에서 무용 강사 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그나마도 일자리가 제한돼 빚을 내서 무용 학원을 차리는 이들도 있다.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보험 설계 영업처럼 긴 직업 훈련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무용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발레단들도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현 광주시립발레단 단장인 최태지 씨는 국립발레단 단장이 시절, "희망퇴직제"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10년 이상 근무한 단원들 가운데서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2년간의 준비 기간을 주는 것인데요, 공연에 출연하지 않아도 첫 해는 급여의 80%, 두 번째 해는 급여의 50%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이후 국립무용단에게까지 도입되었다고 하네요.


Wow! 매우 바람직한 제도예요!
엥? 그런데 웬걸...? 더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두둥)

제가 위에서 이야기했죠? 무용수들은 비교적 일찍 은퇴한다고요!


그런데 정년이 60 세라네요?!


국내 공공 무용단은 2016년 시행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정년이 60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게 왜 문제냐고요? 엄청난 문제지요!

60세의 발레리나? 60세의 현대무용수? 생각해보셨나요?

(한국무용은 상관없다는 분들이 많아 배제합니다.)


상상해보니 일명 고인물이랄까요? 창창한 뉴비들이 들어올 틈이 없는.

실제로 도나 시립 무용단에서는 평균 나이가 40대가 넘는 단원들이 많아, 매번 젊은 객원 무용수를 뽑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요. 더군다나 그들은 춤을 추지도 않는 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주역을 맡는 젊은 단원보다 고령 단원의 급여가 더 높다고 해요. 공무원 시스템에 따라 호봉제이기 때문이죠.


사실 이러한 문제는 발레단, 무용단뿐 아니라 극단, 오케스트라, 뮤지컬단 등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해요. 한 칼럼에서는 "세금 먹는 하마"로 인식된다고 표현했습니다.


맨날 외쳐되는 문화예술의 특수성? 언제 반영해주실 건가요?

자연히 정년 은퇴 시기가 빨라지면, 후대 유망주들이 쭈욱 들어올 것이고, 그렇게 좋아하는 생산성도 오를 터! 그리고 또 은퇴 지원도 해줄 수 있겠네요- 공무원과 같은 호봉제라니. 연예인처럼, 출연 횟수와 역할에 따라 급여를 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은퇴가 무서워서 60세 정년까지 버틴 것일까?

흠.. 그래요. 이해해요. 제대로 된 보장이 없으니까요. 필자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외는 어때?

해외 발레단의 경우, 40세 정도가 정년이라고 합니다.

(덴마크 로열발레단 40세,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41세- 퇴직 연령을 명시한 무용단도 있다고 합니다.)


그중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42세가 정년이고, 은퇴 후 연금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필자가 사랑하는 제도! "앵테르 미 땅"도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공공 무용단일지라도 연간 시즌 계약제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이들이 정년이 빨라도 무섭지 않았던 이유는 지원제도가 탄탄했기 때문일까요?

1970년대부터 해외 무용계에서는 무용수들의 직업전환과 관련해서 지원제도와 관련 기관을 많이 만들었다고 해요.


영국의 전문무용수지원센터(Dancer's Career Development)는 경력 카운슬링부터, 교육, 직업전환 및 창업 지원비 지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업 전환 비용을 신청할 때에, 직업 전환에 대한 자신의 계획과 전략을 마련해 제출하면 그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한 번 다른 글에서 제대로 다뤄보면 재밌겠네요-)

또 '무용수 직업전환 국제기구'(IOTPD)는 1993년 무용수들의 직업 전환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네덜란드, 독일, 미국, 스위스 등 8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물론 한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종종 국내에 포럼이 열리기도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겠네요.


오늘은 광범위한 내용을 짧게 짧게 다뤄보았네요!
짧지만 강렬했던 이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필자의 글을 읽고 더 궁금하신 내용이 있다면, 많이 많이 찾아봐주세요 :)

그리고 댓글로 제게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FUN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곧 또 만날게요-

그럼 이만!


■ 참고문헌 및 자료

1. 두 번 죽는 무용수의 삶...무용수의 은퇴와 은퇴 후의 삶은?, 올댓아트, 2018년, 장지영, https://m.blog.naver.com/allthat_art/221118962759   

2. 30대 은퇴 부르는 '부상투성이 발레', 한겨레, 2012년, 박보미,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523336.html

3. 발레리나의 정년은 몇 살이 적당한가?, 올댓아트, 2019년, 장지영, https://blog.naver.com/allthat_art/221572783675

4.삶과 함께 계속되는 예술, 예술인, 2019년 7월, http://news.kawf.kr/?subPage=02&searchCate=03&page=1&idx=420

5. 전문무용수 직업전환 지원정책의 현재와 미래, 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08년, 전문무용수지원센터 http://www.dcdcenter.or.kr/_data/old_board/2008symposium%20article(DCDC).PDF


 - 2019. 08월

*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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