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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 아빠 Apr 11. 2022

게으른 아빠의 정원일기  #11

길을 묻다

다니는 직장 근처에 강변을 따라 둑 위로 산책길이 있어 퇴근 후에 가끔씩 가볍게 걷는 것을 좋아한다.

벚나무가 길 양쪽으로 둑을 따라 죽 서있어 특히 지금 벚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다 좋은데 한 가지 눈에 거슬리는 풍경이 있는데

그건 산책로 노면이 시멘트 위에 붉은색과 녹색으로 페인트 칠을 하여 색채가 주변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걸을 때마다 딱딱한 시멘트 바닥의 느낌이 머리끝까지 타고 올라와 걷고 나면 뭔지 모르게 몸이 편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비단 여기의 문제만이 아니라 요즘 지방자치단체마다 천편일률적으로

주변 자연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우레탄, 아스팔트, 시멘트 소재를 사용하여 조성하는 산책길은 특유의 매스꺼운 냄새로 구토가 나올 것 같은 불쾌를 넘어 마음 한 구석에서 경관의 부조화에서 오는 혐오감마저 느끼게 된다. 


(DAUM 이미지)

자연 상태의 흙길보다 이렇게 길을 조성하는 이유를 나름 생각해보니 길의 보수 및 관리 차원에서 예산 등 경제적인 문제가 있고 비나 눈이 와서 질퍽거리는 것을 방지하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 등 타당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다 고려하더라도 정작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길을 길 자체로만 따로 떼어서 본다면 그런 이유가 나름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특히 건강이나 휴식과 사색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서의 산책로라면

길은 전체적으로 길을 둘러싼 자연 생태와 풍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그 길을 통해 사람들이 아름다움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흙을 완벽하게 뒤덮은 화학성분 범벅 투성이 인공 길은 우리 환경을 해치는 것을 넘어 자연의 순수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다.


그대는 어느 길을 걷고 싶은가?

(DAUM 이미지)

자연은 가장 자연스러울 때 가장 자연스럽게 보인다.


길 가의 관목이나 들풀들이 인공적으로 포장되지 않은 흙과 작은 돌멩이가 있는 오솔길과 서로 공존하는 것이야 말로 최상의 힐링공간일 것이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은

양편으로 자연을 칼로 자르듯이 나누어 단절하는 평면적 공간이 아니라

양쪽의 자연을 하나로 호흡하며 그 속으로 온전히 걸어 들어가는 입체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길은 단절이나 분리가 아니라 더 높은 차원에서의 자연과 사람의 진정한 만남으로 이어진다.







오늘도 우리의 삶은 수채화의 물감처럼 길 위로 펼쳐진다


그 길은

저 강 건너 어디론가 목적지를 향해 우리를 데려다주는 나룻배이기도 하고

마을 어귀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멀고도 아련한 그리움의 기억이기도 하다.


길 위 푹신한 흙과 작은 돌멩이들이

낮에는 눈부신 햇살을 받아 따스하고

밤에는 별과 달을 노래하며 영롱한 이슬에 촉촉이 젖는다.


하늘의 흰구름 저 멀리 들판 너머로 무심히 흘러가고

불어오는 산들바람 부드러운 흙먼지를 일으킨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들은 흔들흔들 춤을 추고

흙 길로 작은 손을 뻗어 나온 몇몇 풀들은 듬성듬성 섬처럼 고독하다.


무엇하나 더 채우거나 덜어낼 것도 없는 무애(無礙)의 삶이 살아 있는 곳.


나는 여기 우두커니 선채 모를 눈물지으며

들꽃처럼 흔들리며 멀어져 가는 아득한 길 한없이 바라보네. 


(살구꽃)

 

Dust In The Wind

                                                 - Kansas -

            


I close my eyes, only for a moment,

and the moment's gone

난 잠시 눈을 감아요, 잠깐 동안만,

그러면 그 순간은 사라져 버려요.


All my dreams pass before my eyes,

a curiosity

내 모든 꿈들이 신기하게 내 눈앞을

지나가네요.


Dust in the wind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All they are is dust in the wind

그것들은 모두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같은 거랍니다.


Same old song, just a drop of water

in an endless sea

늘 같은 노래, 그저 끝없는 바다의 물 한 방울일 뿐


All we do crumbles to the ground

though we refuse to see

우리들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들이 이룬

모든 일들은 결국 땅으로 무너져내려 흩어져  버리죠.


Dust in the wind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우리들은 모두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Now, don't hang on, nothing lasts

forever but the earth and sky

자 그러니 바로 여기 지금부터 무언가를 억지로 이루려는 마음의 집착을 내려놓으세요.  

땅과 하늘 말고는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요.(천장지구)


It slips away

그것은 금세 사라져 버려요.


And all your money won't another

minute buy

당신의 모든 돈으로도 단 1분의 시간도 더

살 수는 없어요.


Dust in the wind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우리들은 모두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일 뿐이에요.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Dust in the wind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 마음의 집착을 내려놓고 삶 전체가 사랑으로 가득하다면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같은 허무한 존재가  바람에 실려가는 먼지처럼 자유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로 다가오는 노래라는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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