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다리 아빠 Dec 07. 2022

게으른 아빠의 정원일기  #19

단순하게 산다는 것

11월 중에 휴일은 온통 나무 심는 일에 매달렸다.

돌이 많이 섞여있는 땅이라 구덩이를 파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곡괭이가 없으면 일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덩굴장미 아치를 조립하여 입구와 안쪽에 2개 설치하고 타고 올라가도록 덩굴장미를 심었다.

내년 봄엔 아치를 통과하는 길에 잔디를 심고 현무암 디딤돌을 놓을 예정이다.

잔디는 겨울에도 푸르른 한지형 잔디(캔터키 블루 그라스)를 심어야겠다.



* 덩굴장미 5종 8주 식재

- 샐리 홈즈, 사하라, 자스미나, 세인트 스위던, 안젤라(4주)



(장미 아치와 덩굴장미)
(장미, 수국, 클레마티스는 수분조절과 보온을 위해 바-크를 피복하였다.)

정원 부지에 빙둘러 일정한 간격으로 벚나무, 목련, 매화, 산수유를 심고 안쪽으로는 라일락과 덩굴식물인 클레마티스를 심었다. 클레마티스는 물체를 타고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 나중에 키 높은 오벨리스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 왕벚나무 15주


* 목련 5종

 - 엠마쿡, 스텔라타, 클레오파트라, 어쉴드 켈리버그, 골드스타


* 라일락 3종

 - 미스김 라일락 8주, 미스 캐나다 2주, 수수꽃다리 6주


* 산수유

 -  대목 2주, 접목 1년 6주


* 매화 5종

- 내이매, 팔중서왕모, 개운, 팔중욱, 문조


* 클레마티스 3종

 - 미스베이트맨, 필루, 헤글리하이브리드

(클레마티스)
(라일락)
(목련, 벚나무)
(수수꽃다리 라일락)


(매화)
(산수유, 벚나무)
(컨테이너하우스가  놓일 자리에서 바라본 전경)

올 한 해는 정원 가꾸기 원년으로 대략 기본 베이스가 되는 나무를 주변에 심는 것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내년 봄부터는 돌멩이와 잡초가 어지럽게 보이는 부지를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정리를 한 다음에 컨테이너 하우스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정원을 구획하고 화초를 심어 갈 계획이다.

  

정원의 기본 콘셉트는 '자연과 사람 그 자체(自體)'에 방점을 두지만 정원과 사람이 서로 어우러져 공감할 수 있도록 정원이 장차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내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계획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은 힘들면서도 즐거운 일이다.


우리 삶도 자연과 다름 아님을 느낀다.

내가 세상과 분리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세상의 변화 속에 나 자신도 함께 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고차원적인 사변적 인식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몸이 그냥 느끼는 것이다.


불어오는 바람결을 몸으로 느껴보고, 후드득 떨어지는 가랑비를 맞아보고, 꽃의 향기를 맡아보고, 맨발로 흙을 밟아보고, 나무 표피를 쓰다듬어 보고, 저무는 노을에 천천히 물들어 가보라!


최고의 차원은 가장 단순함에 있다. 그 단순함은 우주 자연 전체를 담고 있기 때문에 가장 성스러운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게으른 아빠의 정원일기  #1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