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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령 Jun 07. 2023

집에서 공부가 돼? 안 돼?

집에서 공부하면 좋은 점.

길에다 낭비하는 시간없다.

늘 하나쯤 잊고 챙겨 오는 것이 없다.

자리 확보를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무거운 보부상 가방에서 해방된다.

이어폰 없이 인강도~ 음악도~ OK!

루틴을 잘 활용하면 최고의 공간이다.


이렇게 훌륭한 집을 두고

왜 밖에서 공부를 하는데?


책상 앞으로까 시간을 줄인???

앉으면 바로 공부장소가?

... 안 된다. Never.

침대에서 바로 책상으로 가기엔...

뭔가... 취침과 기상의 모호한 경계...


루틴이라...

커피를 익숙하게 텀블러에 담고...

자연스럽게 폰을? 네?

확인 못한 문자만? ㅎㅎ 


머리는 반드시 묶는다.

공부 시작 전 머리 묶는 것도 루틴?

아니고... 안 감아서...

내 눈과 코도 소중하니까요~


보부상 가방을 챙길 필요가 없다?

책이  있으니, 한 과목만 픽하기...

얘도 해야 하고... 쟤는 더 급하고...

마음만 바쁘고...


방문 뒤 에코백이 눈에 콕 박힌다.

잘 들고 다녔는데 커피를 왕창 쏟아...

손빨래를 해야 해서...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굳이 지금?

에코백을 들고 과탄산을 찾아...


공부는?

계획이 장난 아니던데...

분단위로 막 촘촘하던데...


에코백을 널어놓고

이제는 돌아와 책상 앞에 앉은...

공부... 쪼꼼 하다 말고...

필통에서 펜은 왜 죄다 꺼내는데?

진지하게 깔별, 시리즈별 분류 시작! 

자연스럽게 물티슈가 등장하고...

정성을 다해 연장을 닦고 조이고...

작업을 끝내고 뿌듯하게 감상하다가

필통에 층별로 차곡차곡 담는다.

처음하고 별 차이가 없는...

미묘하게 다른 적재상태?

흡족하다~


맞다! 내 정신...

파란색 형광펜을 찾다가 이렇게...

음... 이거 말고 얇은 게 어디......

눈 깜짝할 사이

와!!! 원래 그 필통이 됐다~


그리고는 메모지를 찾아...

책상 서랍을 열고...

신경을 안 썼더니... 서랍 안이 ...

(그녀는 다꾸에 잠시 입문했던...)

하! 하나, 두울... 서랍을 통째로 뺀다.

책상 위는 감당할 수 없어 바닥으로 자리를 옮긴다.

평소에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던 정리벽이... 강림하시어...


그만해야 할 텐데...

공부해야 할 텐데...


정리를 끝내니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어라! 벌써 시간이???

두뇌 영양공급을 위한 브런치 타임이...  

시~작~ 되었다.

메인은... 조금만... 다이어트 때문에.

디저트는? 먹을 게... 없네... 시킬까?

그래! 오늘 교통비도 절약했는데...

(교통비? 뭔 대중교통비가!!!)


그만 먹어야 할 텐데...

다이어트한다며~~

너무 먹으면 두뇌에 필요한 그 양분은

도저히

복부를 뚫고 머리까지 못 올라갈 텐데...

    

다 먹고 한~~ 참 쉬었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망했다!!!

그냥 포기할까 말까 신중하게(왜 여기서 신중이 나오는데?) 고민하다가

잊고 있던 맹신의 mbti가 나를 이끌어 다시 책상에 앉았으나...

시간이... 너무... 없...


그러나 ISTJ는 포기하지 않고

빽빽하게 세운 계획표를 쓰윽 스캔하고

마침내 늦은 집공부를 시작한다.

인강은 배속으로 돌려놓고

책장을 급하게 몇 장 넘기더니

그것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믿음과 용기로 몇 강을 훌쩍 스킵하고...


원래 계획은 그랬다.
익숙한 공간에서
편한 복장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깔끔하게 씻은 후
집중과 다이이어트를 위한
커피 한 잔과 쿠키 한 조각!
스피커로 인강도 듣고
짧은 휴식시간에 음악도 들으며...
공부는 많~~ 이~~
대따 많이~~~


그러나 집 안 구석구석에 있는

시간 밑장 빼기라는 함정의 존재를...

놓쳤던 것이다.


그래서 현실의 오늘 집공부는 

짧게 대~~~ 충 

끝!!!


루틴은 개뿔~
내일은 스카에라도 간다.
뭔 일이 있어도
꼭!!!
"집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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