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내용을 잘 받아들였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가르치는 게 일인 나는 A, B, C와 같은 기본 알파벳도 중요하지만 실생활에서 필요한 상식이나 기본예절을 익혔을 때 더 뿌듯함을 느낀다. 특히 아이들이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설명한 내용을 그대로 흡수할 때 그렇다. 그리고 상담전화할 때 엄마가 알려주지 않은 내용을 말하거나 몸짓으로 표현한다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는 얼른 내일 그 아이를 만나서 한 번 더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보고 싶다.
내가 알려주는 대부분의 상식들은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접하고 궁금해할 요소들이 있는 것들로부터 출발한다.
주말을 알려주는 것 역시 좋은 소재가 된다.
아이들의 기초 지식은 필요 없다. 월화수목금토일을 몰라도 되고, 주말은 이틀인 것도 몰라도 된다.
가르치는데 필요한 낱말 카드도 필요없고, 일단 교실 앞에 앉아라.
open, shut them chant를 부르기 시작한다.
(약간 심하게 말하면 집중하기 딱 좋은 마약 같은(?) 노래이므로 영어 유치원 선생님이라면 꼭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이 노래에 손동작을 같이 따라 하던, 내 손을 쳐다보던 집중을 하면 이제주말이 뭔지, 알려줄 시간이다.
"Today is Friday."
"And tomorrow, **(기관 이름) isclosed!"
(벌렸던 손을 닫으며 손뼉을 친다.)
"So wedon't come to **(기관 이름).
팔로 x를 만들어 준다. (삐- 효과음을 같이 내주면 재미있어서 한참을 따라 할 것이다)
"**(기관 이름) opens on Monday."닫았던 손을 다시 펼쳐주면 끝이다.
많이 할 필요도 없다. 이 네 문장을 금요일 하원 시간에 이렇게 2-3번만 말해줘도 아이들은 금방 이해한다. 오늘 집에 가면 내일은 안 와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말이다.
이 문장들이 익숙해지면, 아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주말에 뭐할 건지도 이야기해볼 수 있고,
언제 다시 등원하는지 퀴즈도 낼 수 있다.
주말은 2일이라는 것도 알 수 있고,
달력도 설명해 줄 수 있다,
Monday부터 Sunday, 더 나아가 weekend라는 단어를 습득시키는데도 그다지 큰 노력이 들지 않는다.
또 hoilday, vacation 같은 자주 등장하지 않는 개념들도 한글 없이 이해시켰다.
오늘은 아이들이 입학한 지 144일이 되는 날이다.
이젠 금요일이 아니더라도
오늘은 무슨 요일인지, 어제는 무슨 요일이었는지, 내일은 무슨 요일 일지 퀴즈를 맞추는 걸 재미있어한다.
또 금요일 루틴이 시작되면, friday냐고 묻거나, 친구들끼리 오늘 friday라서 실내화 챙겨가는 거라고 설명해준다. 집에 가기 전에 weekend가 뭐냐고 물어보면 saturday랑 sunday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 See you on Monday라고 인사했는데, 아직 그 Monday가 오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