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로 살아온 지 7년이 되었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 했고
안전하고 따뜻한 보금자리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시간이었다
나와 같은 야생동물로 살아가다가
반려동물이 된 사람이 있다
날 찾아와 말했다.
"형, 고민이 있어요. 회사 다니면서
계속 회의감이 들고 딴생각을 해요."
진지한 고민처럼 보이지만
사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자유롭게 자연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마음껏 뛰어놀고
누군가의 조련을 받지 않던 그가
월급이라는 먹이에 길들여져
회사와 조직이라는 울타리에서
규칙과 교육이라는 훈련을 받고
주인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인내와
만나면 반갑다고 꼬리 치는 반려동물이 되어
따뜻한 집과 풍족한 먹이를 얻고
자유와 개성을 잃었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요리를 전공해서
전국적으로 꽤 잘 나가던 꿈나무였다
강사로 수입도 괜찮았고
늦은 시작이었지만 수상도 여럿 하며
맹수로써 발톱을 키웠다.
하지만 드넓은 야생에 뛰어들기엔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나름 이름 있는 식품 대기업에 취업했고
누구보다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1년 차 신입사원을 보냈다.
현재는 영업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 메뉴개발을 하는 부서로 옮겨
회사라는 틀 안에서 꿈을 펴겠노라
나에게 포부를 들려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자 하니
야생의 포효가 아닌
집을 지키는 강아지의 공허한 짖음으로
들릴 뿐이었다.
그로부터 다시 6개월이 지나고
그는 나에게 말했다.
"형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는데요.
다시 나가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돼요"
반려동물에게 주어지는
적당한 사료와 물
가끔의 산책과 따뜻한 보금자리
한 번 누려본 편안함을 떨치는 일이
쉽지 않다
취업한 사람들에게서
언젠가 창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자진해서 사표 쓰고 나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거나
정년퇴임을 하는 날
그날을 준비하는 것일까
준비된 상태에서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타의에 의해 수동적으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지 않다
사업을 하고 있지만
결코 사람들에게 퇴사하고
자기 일을 하라고 권유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수동적인 시작이 될 테니
반려동물로 살아갈지
야생동물로 살아갈지
선택은 본인의 몫이며
장단 또한 분명하다.
나는 야생동물로 오늘을 살아간다
더 강해지고 더 위험하게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반려동물로 살아가면서 야생을 꿈꾸진 않는가
왈가왈부 Q&A
1. 당신은 반려동물인가요 야생동물인가요
2. 자신과 반대되는 동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3. 반대되는 동물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