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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한 Apr 28. 2023

기억은 흩어지지만 생각은 또렷하게

생각이 나는 건 멈출 수가 없었다.

우리의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기억마저 잊으라 흩어지지만

또렷한 생각이 흩어지는 기억을

하나씩 모아 나에게 가져다준다.


잘 끝났다는 주위의 말에 휩쓸려

너에 대한 나쁜 기억을 떠올렸으나

이내 그때의 향기와 감정이 생각나서

부정의 기억을 끌어내린다.


억지로 기억하려면 흐릿해지는 네가

가만히 있으면 끊임없이 생각나서

마음을 할퀴어 지나친다.

생각 많은 나라서 더 아픈 거겠지

애써 위안하며 생각을 멈추려

다른 일을 집는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으나

생각에는 제한이 없으니

기억보다 또렷이 남는 생각에

오늘도 나를 누르고 덮는다.


오늘도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그렇게 내가 나를 괴롭히는 밤이다.

기억너머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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