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도윤 Aug 11. 2021

이별과 사랑에 대한 질문입니다.

언제 이별을 실감하게 되나요?

하늘을 가르며 날고 있는 작은 비행기를 보며 이별이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낙엽을 쓸어낸 빗자루가 일을 마치고 벽에 기대어 있을 때 이별이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젖은 눈을 잠시 감았던 여인이 떠나간 텅 빈 터미널에서 이별이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담배 한 모금 익숙하게 뿜어냈다고 생각했지만,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가슴속 뻐근함에서 이별이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언제 사랑을 실감하게 되나요?


당신의 질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질문이 끝났을 때 늦지 않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부럽네요.

그럼 언제까지 사랑이 가능하시다고 생각하세요?

제 질문이 끝나고 오래도록인가요?


제 사랑은 징검다리를 하나씩 놓아주는 일입니다.

가급적 힘들지 않도록 촘촘하게 놓아주는 일입니다.

희망과 안도와 미래를 생각합니다.

하나라도 빠지지 않게 준비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해도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게 사랑이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10년 후에 만나요 #2 (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