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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윤 Aug 18. 2021

길이 보였다

얼마나 막연했었는지

긴 시간을 거슬러 갔을 때

얼마나 깨끗하게 존재하지 않았던지

점점이 모여

지금이 되었을 때

길을 만들었다


길 위에서 난 상처

길 위에서 들린 침묵

걸어가는 사람이 존재했다

아, 사실은 길 같은 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존재했을 뿐


눈에 담긴 상처 난 동물의 것

말없이 안아주었을 때

비로소 긴 잠에 빠져들었다


길이 없을 때 가려고 했던

무모함 간절함

길이 보였다


길이 없을 때 다녀온 것으로

끝나버린 여행

길이 보였다



*사진.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긴 속눈썹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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