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 HADEN BOOKS (미나미아오야마)
[珈琲] ERIK SATIE 블랜드 (아이스)
[音楽] Taeko Ohnuki / Sunshower (1977, PANAM)
아직은 여름의 잔향이 남아있는 조금은 이른 가을이 찾아올 무렵. 오모테산도(表参道)역 A4번 출구로 나가는 계단을 오르면서 습관처럼 오누키 타에코(大貫妙子)의 ‘からっぽの椅子(텅 빈 의자)’라는 곡을 고른 후에 무한 반복 버튼을 누릅니다.
출구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 도로를 따라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이 있는 교차로까지 이어져있는 미유키도오리(みゆき通り). 옅고 푸른 어둠이 내린 그 길을 따라 네즈미술관 쪽으로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 보면 오모테산도 방면에서 느껴지는 한여름의 북적이는 활기를 뒤로한 채 초가을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느낌이 듭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때 불어오는 바람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도쿄의 초가을 향기가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쿄의 향기’ 중 하나예요.
이러한 분위기를 저에게 가장 잘 전해주는 음악이 바로 오누키 타에코의 대표적인 여름 앨범인 Sunshower의 수록곡 중 거의 유일하게 초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からっぽの椅子’에요. 하라주쿠(原宿)와 오모테산도의 많은 인파와 화려한 거리의 모습을 보면서 지칠 때, 그리고 문득 커피 한 잔이 떠오를 때, 오누키 타에코를 들으며 좋아하는 가을바람을 맞으면서 향하는 곳이 바로 미나미아오야마(南青山)에 있는 HADEN BOOKS입니다.
미나미아오야마라고는 하지만 네즈미술관 교차로에서 더 골목으로 들어간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여기가 아오야마 맞나?!’ 싶을 정도로 주변에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이에요. 오너인 하야시타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턴테이블에서 흐르는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가끔은 커다란 창 밖으로 보이는 아오야마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상쾌한 민트향이 나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이 주변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들어서 저에게는 꽤 소중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가게를 나가서는 아오야마잇쵸메(青山一丁目)라는 방향 설정만 한 다음에 미나미아오야마의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서 조용히 걸어요. 그러다 보면 대부분 가이엔니시도오리(外苑西通り)로 나가게 되는데 이쯤부터는 아오야마도오리(青山通り)를 따라서 걸어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초가을 고즈넉한 기분을 계속 간직할 수 있어요. 물론 오누키 타에코 곡의 무한 반복은 여기까지도 계속됩니다. 아오야마에서의 오누키 타에코, 꼭 들어보세요!
[東京] HADEN BOOKS (미나미아오야마)
[珈琲] ERIK SATIE 블랜드 (아이스)
[音楽] Taeko Ohnuki / Sunshower (1977, PA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