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헤매어지는 공간들이 있다
우리가 나눴던 말들이
쓰레기봉투에 나뒹구는 길가
우리가 들었던 음악들이
불빛 아래 흩어지는 술집
우리를 매었던 약속들이
먼지뭉치로 묻혀있는 이 방
계속 허물어지는 시간들이 있다
다르고 새로운 서로라서
첫번째 독자가 되어줬던 순간
서로의 관심이 감시가 돼도
당신이기를 믿은 기다림
익숙한 서로를 바라보며
그려본 청사진, 함께할 역사
헤매오고 허물어진 나에게는
우리 과연 얼마나 진실이었는지
붙잡을 힘도 증언할 한도 없어
단지 한때 당신이 당신이었다는 것
그것만이 남아서 나를 흔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