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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독서리 Nov 20. 2020

빨간불, 초록불

쉬어가기

찬바람 부는 오후. 아이와 횡당보도 앞에 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오들오들 몸이 떨렸다. 아이 손을 꼭 잡아서 주머니에 같이 넣고는 빨리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엄마는 빨간불이 좋아, 초록불이 좋아?"

"당연히 초록불이 좋지. 초록불이 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걸어갈 수 있잖아. 너는?"

"나는 빨간불!"

"빨간불? 왜?"

"빨불이면 쉴 수 있잖아."


가끔 6살짜리가 하는 말에 혼자 감동을 받는다. 쉴 수 있는 빨간불. 그래서 일요일도 쉬라고 달력에는 빨간색으로 표시를 하는 건가 싶다.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일주일이 있다. 달력의 빨간날 만큼은 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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