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수리독서리 Nov 20. 2020

빨간불, 초록불

쉬어가기

찬바람 부는 오후. 아이와 횡당보도 앞에 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오들오들 몸이 떨렸다. 아이 손을 꼭 잡아서 주머니에 같이 넣고는 빨리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엄마는 빨간불이 좋아, 초록불이 좋아?"

"당연히 초록불이 좋지. 초록불이 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걸어갈 수 있잖아. 너는?"

"나는 빨간불!"

"빨간불? 왜?"

"빨불이면 쉴 수 있잖아."


가끔 6살짜리가 하는 말에 혼자 감동을 받는다. 쉴 수 있는 빨간불. 그래서 일요일도 쉬라고 달력에는 빨간색으로 표시를 하는 건가 싶다.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일주일이 있다. 달력의 빨간날 만큼은 쉬어가자.






작가의 이전글 집안일과 회사일의 공통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