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블로그 vs 티스토리 vs 브런치

방황 끝에 돌아온 탕아

by 황만복

나의 첫 블로그는 티스토리였다. 대학시절 읽었던 책과 영화, 생각들을 블로그에 정리했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네이버블로그를 시작했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보길 원했다. 그곳에서는 자작시와 게임공략들을 업로드했다. 마치 나만의 아카이브처럼, 내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러나 핫토픽에 선정되고, 애드포스트를 신청하면서 점차 생각이 달라졌다. 수익화를 목표로 다양한 노하우를 익혔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독이 든 성배였다. 다양한 시도를 할수록 욕심은 커졌고, 나의 블로그는 온갖 부자연스러운 키워드로 도배되어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방문자 수와 볼로그 수익을 체크했다. 이렇다 보니 블로그를 쓸 때마다 즐거움이 아니라 하나의 일로 느껴졌다. 사회생활을 병행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티스토리로 돌아갔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면 내가 원하던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가 보지 않아도 좋았다. 나는 자유롭게 자작시와 소설을 업로드했다. 간간히 누군가가 읽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애드센스를 신청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쌓여가는 수익을 보며 다시 욕심이 피어올랐다. 네이버 웹마스터도구와 구글 서치콘솔의 그래프를 보며 한숨을 쉬게 되었고, 블로그는 또다시 부자연스러운 키워드와 주제로 도배되어 있었다.


며칠간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금방 지루해졌다. 그래서 운영하지 않고 몇 년간 방치했다. 그 사이 알고리즘과 C랭크 등 다양한 것들이 생겼고, 많은 블로거들의 타성이 쏟아져 나왔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블로그가 아니라 글쓰기 자체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거의 10년간 블로그를 운영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네이버블로그는 협찬이 들어온대, 티스토리로 애드센스를 운영하면 큰돈을 번대 등 다양한 목소리가 여전히 사방에서 울려 퍼진다. 그것뿐인가. 3~4시간 걸려 포스팅 하나를 간신히 완성해도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퀄리티보다 꾸준함과 콘텐츠 양이 중요하다는 글에, 백링크 작업을 해야 구글에 노출된다는 글에 내 블로그는 다시 업무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처음 내가 블로그를 했던 마음으로 돌아가야겠다. 좋은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던 때로 돌아가야겠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을 때 어떻게 했는가. 며칠 동안 아이처럼 좋아했지 않았는가. 다시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야겠다.


어쩌면 수익적인 목표를 위해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글은 그런 글이 아니다. 미련 없이 그곳에서 떠난 탕아의 다짐일 뿐이다. 애드센스도 애드포스트도 없는 곳. 처음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먹었던 마음만으로. 브런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그때 그 마음으로. 내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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