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인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이하 <모솔연>). 아마 이곳에서는 처음으로 이야기해보는 장르의 예능일 것이다.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 여러 짝짓기 예능이 기획되었고, 그것이 반복되는 구성을 최근에도 오가고 있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짝짓기 예능'은 해외에서부터 국내까지 유구하게 내려오는 전통(!)이 있고, 진부한 구성의 반복이라해도 언제나 수요가 있다. 하지만 근 몇 년 새의 한국 예능 시장 내에서 같은 장르는 판에 박힌 흐름과 인플루언서 혹은 인플루언서 호소인들의 홍보를 위한 출연 등 '유명해지기 위해 일부러 빌런 캐를 맡아 구설수를 견딘다'는 공식마저 너무도 클리셰가 되어버렸다.
때문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같은 비판을 받는 와중에 등장한 <모솔연>도, 결국 같은 연장선상에 놓인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동류의 비판은 시작부터 어느 정도 비켜간 편이다. 연애를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모태 솔로'라는 아주 독특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몇 주의 메이크오버를 거치고 각각의 멘토에게 조언을 받아가며 연애를 이제 막 해보려고 한다는 설정 자체가 꽤 진득한 진정성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말을 이리 거창하게 해도, 서툰 사람들이 서툰 와중에 우당탕탕 하는 어떤 지점들을 보는 것 자체가 시청자가 원하는 소위 '도파민 잔치'에 부합하는 것이고, 나도 독특한 소재와 더불어 이들이 결국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운다'는 지점에서 꽤 이끌렸다.
초반 1, 2화 정도는 여느 예능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가볍게 보았지만, '모태솔로'들이 한 자리에 모여 데이트를 하고 무언가를 쟁탈하기도 하며 이어지지 않는 대화를 이어내려고 삐걱대는 지점이 적극적으로 화면에 나올 때부터 마치 서사 빠른 드라마를 이어보듯 단번에 쭈욱 달려 보며 오픈 회차를 기다리기도 했다. <모솔연>은 연애 예능이나 짝짓기 예능이라기보다 일종의 '사회 실험'에 가까우며, 충격적 장면(!)이 여러 군데 포진되어 있다고 해도 여느 예능처럼 '짜치는' 설정이 꽤 많이 제거된 탓에 연애 프로그램을 진저리 치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기웃거려볼 만한 재미가 있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