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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Jun 03. 2024

도시 관찰자 part 1. 해방촌 따라 걷기

서울의 크고 작은 도시들을 보면서

나는 이따금 어딘가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어떤 곳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익숙한 어느 동네에 새로 생긴 식당들 그리고 카페들.

그리고 그것들이 얼마나 잘 가꿔져 나가고 있는지, 어떻게 그 동네의 분위기를 바꾸었는지 등을 관찰하고 생각해볼기를 즐겨한다.


내가 제일 자주 가는 동네는 단연,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해방촌이다.


오는 것도 돌아가는 것도 번거로운 이 곳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이 올까 하고 생각해보면,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한 동네라 아름다운 노을과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점과 이색적인 동네 구조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좋은 오후 우리 동네 노을.

해방촌은 어찌보면 참 작은 동네다.

여유롭게 걸어도 20분이면 동네 구경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작은 이 동네에는 바와 카페가 다닥다닥 붙어들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동네와 비교했을 때 혼자 술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조용히 혼자 와인을 곁들일 수 있는 곳을 한 군데 소개하자면,


[해방촌 마주]

*월화 휴무

선선한 날 개방된 문으로 바람을 맞으며 와인을 꼴딱 꼴딱 마시기 좋다.

가끔 가벼운 안주에 술 한잔 가볍게 마시고 싶은 날 가기 좋다.

가벼운 안주가 있어 2차로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부라타 치즈 샐러드와 따로 가져간 와인을 마셨다.

해방촌의 노을을 보기에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큰 창으로 바로 앞에 있는 나무를 보고 있자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그 계절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 옆에 있는 신흥시장에 들어오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유럽의 아울렛 같은 골못에 작은 가게들이 아기자기 모여있다.

옆길로 들어서 바라본 신흥시장 내부의 모습.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쬔다.

요즘, 신흥시장은 주말만 되면 사람들로 붐빈다.

노을이 질 때 신흥시장 옆 길로 조금만 걷다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도 잘 보인다.

서울에서 가장 아기자기하고 노을이 예쁜 곳을 뽑으라면 나는 단연코 해방촌을 고를 것이다.

한 번 빠져들면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보다 더 탁 트인 뷰를 보고 싶다면, 아래를 추천한다.

[해방촌 pai762]

*휴무 없음


트인 뷰를 보려면 옥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걸리는 것 없이 훤한 뷰를 볼 수 있다.

낮에 가면 낮대로, 밤에 가면 밤대로 좋은 곳이다.

해가 딱 모서리 부분으로 지기 때문에 정면으로 바라보기 좋아 추천한다.


다양한 안주거리와 맥주, 그리고 칵테일을 판다.

여름에는 떙모반도 팔곤 했는데 올 여름은 모르겠다.


해방촌의 매력은 노을과 가게들에서 끝나지 않는다.

봄부터 여름, 그리고 특히 가을에 가면 노오란 은행나무길을 볼 수 있는 소월길 또한 나의 발목을 붙잡은 이유 중  하나다.

저 나무들이 모두 은행나무다.

날이 좋아지고 밤이 되면 주민들은 런닝하러 소월길로 오른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선선한 아침이나 밤에 이 곳을 자주 뛴다.

시티뷰를 바라보며 뛸 수 있는 멋진 길이다.


해방촌 오거리의 맛을 다 보고 내려가면 경리단과 가까운 해방촌길이 있다.

해방촌과 해방촌 오거리는 엄연히 다르다. 오거리는 버스를 타거나 도보로 올라와야한다.

도보로 올라오면 조금 힘들지만,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면 정취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해방촌오거리에서 해방촌으로 내려가는 길. 경사가 제법 있다.

해방촌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카페와 술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내려가면 해방촌 오거리와는 다르게 큼직 큼직한 카페들과 술집들이 늘어져 있다.

녹사평역에서 걸어오려면 15분 정도인데다가 길도 넓어서 오거리에 비교했을 땐 계절 타지 않고 사람이 붐비는 편이다.

해방촌에서 가장 매력있는 짓은 낮술이다.


낮술하기 좋은 곳 한 군데를 추천하자면,

[해방촌 와일드덕칸틴]

*휴무 없음

유럽 어딘가 느낌의 내부

외부는 길게 바 형태로 되어있고 옆으로 앉아 길거리를 바라보며 낮술을 할 수 있다.

그 매력에 낮에도 사람이 꽤 많더랬다.

와일드덕칸틴 옆 골목으로 바라본 노을진 하늘


가끔 나는 해방촌에 오르락 내리락 하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쉬는 날들을 즐기는지 관찰한다.

관찰하다보면 세상 덧없음을 느끼다가도 이렇게 동네에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아쉬움 없이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느낀다.


이외에도 해방촌에는 매력있는 것들이 참 많다.

아직 와보지 않았다면, 혹 서울에 방문한다면 꼭 들러 정취를 즐기다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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