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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Jul 28. 2023

취향 #1

스스로 호불호가 느슨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자기 고찰


최근, 나의 취향에 관하여 고민하게 되었다. 

근본적으로 나는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나는 사람들한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이보다는 내가 그래본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맞겠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 다음 글에 취향으로 좁혀나가겠다. 



좋아하는 것


1/ 나는 우리 동네가 좋다. 그래서 후암동에 이살왔다. 눈을 뜨면 사람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아침 일찍 강아지가 짖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길고양이가 서럽게 우는 소리.


게다가 뒤에 이어지겠지만 우리 동네는 혼자 술을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싫어한다. 사람한테서 에너지도 얻지만 상처도 받는다. 사람이 싫어서 강남에서 출퇴근하기 싫었고, 사람이 좋아서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는게 좋다.


추가. 그렇다면 나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소수랑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걸까?(다수를 만나는 사교 모임은 아닌 것이다) 나와 친한 소수가 좋은걸까? 정답은 모르겠다. 


우선, 나와 친한 소수와 술을 마시며 하하호호 떠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자.



2/ 나는 술을 좋아한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다. 술을 마시고 할 수 있는 대화들이 좋은 것 같기도. 


평소에 나는 생각이 많다. 생각이 많을 때 나는 좋은 쪽 보다는 깊게 파고드는 편이다. 보통 혼자 있을 때 이런 편인데, 술을 마시면 조금 그 막막한 어두움속에서 벗어나는 기분이다.


반대로 술을 마시면 또 가끔은 내가 평소에 미뤄뒀던 힘듦이, 지침이 몰려오는데 그 때 털어놓을 수 있고 울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도 술이다. 



3/ 배려를 좋아한다. 예의를 좋아한다. 이따금 나에게 예의나 존중없이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는 내 기준에서 예의와 배려, 존중을 다해 상대방을 대하는데 그렇지 않은 태도를 받을 땐 이 사람이 대체 나한테 왜 이럴까 그리고 항상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며 인간에 대한 실망으로 내 생각을 마무리 짓는다. 물론 이러한 것이 나한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안다. 아직 그 생각을 어떻게 조절해야하는지 못 배운 것 같다. 



4/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보통은 혼자 가는 편인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고 몰랐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어서이다. 코로나로 3년 째 해외여행을 못하고 제주에 가기만 수십번, 내년엔 떠나봐야겠다. 



5/ 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후암동에 이사온 이유도 뒤에는 남산, 조금만 가면 한강이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벚꽃을 보러 남산엘 올라가고 가을엔 노오란 은행잎이 떨어진 길을 걸으려고 소월길을 간다. 제주에 가길 좋아하는 이유도 사람 없고 자연이 가득한 곳을 걷고, 사람없는 바다에서 수영하기를 즐기기 때문이다. 숲길을 운전하며 달리다보면 잡생각이 없어진다. 평소 수많은 사람들과 얘기하고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벗어나서 자연을 즐길 수 있을 때 해방감을 느낀다. 








+ 내가 좋아하는 것이 생각날 때 마다 이 글에 덧붙일 수 있다. 



그리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긴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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