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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 Jan 12. 2019

학생들의 결과물에 반응하기

과정 중심 평가를 준비하는 교사의 필요충분조건 ①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싶어 한다.

교사는 교실에서 학생들의 ‘몸짓’을 알아차려 ‘꽃’이 되도록 하는 존재




"아빠, 나 영재시험에 통과했어요!"라고 말하였다.
"너무 잘했다. 역시 우리 딸 대단해~!"라는 대답을 한 후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머릿속에 온갖 축하의 말이 떠올랐지만..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럼 집에 들어가서 보자"라는 말로 전화는 마무리되었다.

<직업이 초등교사인 아빠의 이야기>


위 이야기의 아빠는 전에 영재교육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영재교육원 지원 시험 합격소식이 별로 대단한 일로 느껴지지 않았나 보다. 

이처럼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습 결과물이 특별하지 않은 이상 크게 감흥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오랫동안 봐 왔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경력이 많아질수록 많은 학습 결과물에 노출된다. 더욱이 과거 학창 시절 좋은 학습 결과물을 냈던 선생님들의 경우 학생들의 산출물이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들어낸 산출물 자체가 처음 경험한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처음 접하는 학습의 결과물을 제출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여주어야 할까?


학생들은 교사들의 어떠한 반응을 기대하는 것일까?

학생들은 교사들이 어떠한 반응을 했을 때,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내릴까?



'반응'은 곧 피드백이다


어쩌면 수업 중  이뤄지는 교사의 피드백도 코칭이 필요할지 모른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산출물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을 보며 자신들의 결과물의 수준을 평가한다.

교사의 반응을 보며 자신들의 교사가 의도한 수준에 도달 혹은 미도달하였음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의 반응을 보며 자신이 그 분야에 대한 적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위와 같이 학생 작품에 대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피드백하는 행위가 중요함을 알고 있지만 실제 교실에서는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정 중심 평가가 교실 수업에 들어온 후 학생들의 성취에 대한 피드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수업지도안에 어떠한 학습의 과정에서 평가를 하고 그 수준에 대한 피드백을 어떻게 실시할지를 계획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실제 교실에서는 그러한 교사의 피드백을 위한 행동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피드백이 학생 맞춤형으로 제시되거나 교사와 학생의 개인적인 교감(래포)을 활용해서 진행되어야 효과적이기 때문에 다른 교사들에게 보여주기 어려울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피드백이 익숙하지 않다는 요인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리 뛰어나 보이지 않다"거나 "(교사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기대한 것이 미치지 못하였다" 등의 이유로 학생들의 산출물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은 평가를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행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학생들의 산출물에 대해 반응하고 자신들의 산출물에 반응하지 않는다면(설령 다른 학생들에 대한 반응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조언일지라도) 실망하게 된다.




본능적으로 갖는 지나치게 높은 기대 수준을 경계하자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는 학습 동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학습 동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피드백의 큰 효과이기도 하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온 원어민 교사가 자신이 지도한 학생들이 공부한 내용을 학부모님 앞에서 발표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원어민 교사가 지도한 영어 발표라 엄청 대단한 것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그러나 발표 내용은 기대와 달리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한두 문장의 영어로 말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발표 후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던 나와 다른 교사들과 달리 학생들을 지도한 원어민 교사는 매우 만족한 얼굴로 학생들을 칭찬하고 있었고 학생들의 표정 또한 밝게 웃고 있었다. 그 정도의 수준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5학년에게 요구하는 영어학습 수준인데도 우리는 수준 이상의 것만 칭찬하는 버릇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읽으면서도 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닌, 그 수준을 뛰어넘는 것을 학생들에게 기대하고 또 뛰어넘는 행위에만 반응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가 만들어낸 우리나라 교육의  잘못된 기쁨이지 않을까?




학생들의 생각에 반응하는 교수법, 피드백의 출발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학생관과 달리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음을 전제하고, 교사의 적절한 반응적인 교수법이 학생의 아이디어를 학습으로 이끌어 줄 때 학생들은 개념을 더 깊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해야 하는 과제를 의무적으로 해치우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공부를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주로 수학과 과학 교육에서 이루어진 반응하는 교수법에 대해 연구들은 교사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1) 학생들에게 참여하고 반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2) 학생의 아이디어를 듣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3) 의도적인 연습으로 학생의 아이디어를 알아차리고 추구해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4) 교사들은 학생들이 옳은 답을 찾기보다 관찰하고 경험하며 설명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수업활동을 구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는 교실에서 학생들의 ‘몸짓’을 알아차려 ‘꽃’이 되도록 하는 존재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배움 중심 수업, 거꾸로 수업 등 거대한 수업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통적인 수업에 비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고자 한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이 생각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끝일까? 


학생들이 모둠활동을 할 때 교사는 그저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표현해내는 생각들을 잘 알아차리고, 그 생각을 이끌어 자신의 세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에 교사의 전문성은 교과 지식의 효과적인 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앎을 구성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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