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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현 Aug 20. 2023

4| 스웨덴 공유주거 : 셀보 아파트

[리뷰] MSV 임팩트 매거진 - 뉴스레터 62호 #스웨덴 #난민


본 연재는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단행본 및 뉴스레터를 읽고 든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리뷰 콘텐츠입니다. MSV시리즈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현장 취재, 통계,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신체, 감각, 인지 활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포용력을 지닌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꿉니다. 연재글은 MSV 임팩트 메이커스 2기 활동으로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삶을 함께 할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인간의 외로움은 어느 시대를 살든 해결해야 할 난제이지 않을까?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삶의 동반자를 만드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제도를 신선한 방식으로 활용하여 친구를 '입양함으로써' 법적인 가족을 만드는 것처럼.



브런치북 <친구를 입양했습니다>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의 저자 은서란 씨는 생활동반자법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법적으로 가족이 되는 방법은 결혼·출산·입양뿐이라, 동성 친구와 가족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입양'을 택했다고 소개한다. 시골에 거주하는 비혼 여성, 특히 나이 들어갈수록 병원 갈 일이 많아지는 두 사람이 응급실에서 서로의 보호자가 되려면 법적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지혜를 모았던 것이다. 우리나라가 법으로 인정하는 가족제도와 현실이 얼마나 격차가 있는지, 그리고 그 한계는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전자가 법적으로 인정받는 가족을 만드는 시도였다면, MSV 62호 레터에서 소개하는 스웨덴의 셀보 아파트는 '집'이라는 주거 형태를 통해 가족공동체를 만드는 하우징 프로젝트이다. 스웨덴 남쪽 작은 항구도시 헬싱보리에 위치한 셀보 아파트에는 10대부터 80대까지 여러 연령층이 함께 살면서 연령과 문화를 초월해 서로를 가족으로 느끼는 이들이 거주한다.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거주자가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셀보' 아파트 (출처: 미션잇)



개인의 개성과 바운더리를 더욱 중요시하는 유럽 문화권에서는 공유주거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나갈지 궁금했는데, 레터 속에 셀보아파트가 겪은 시행착오가 디테일하게 소개되었다. 2019년 11월에 문을 연 셀보는 사실 공유주거를 위해 만들어진 아파트가 아니다. 스웨덴 비영리 주택공사인 '헬싱보리쉠'이 지자체 소유의 시설을 매입하여 요양원으로 만들기로 했는데, 공교롭게 2015년 시리아 난민사태가 발생하며 계획을 변경한 것.


난민청년 459명이 갈 곳을 잃자 '헬싱보리쉠'은 쉘보아파트 1층부터 4층을 난민청년들에게 내어주기로 결정했고, 이것이 나이와 문화를 초월한 하우징 프로젝트의 서막이 되었다. 스웨덴의 노인들과 난민 청년들의 만남. 물론 순탄하지 않았다. 스웨덴에서 평생을 산 노인들에게 난민 청년들은 너무나 낯선 존재였고, 최종 입국 허가를 기다리는 난민 청년들의 마음은 심란하기만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입주민 그룹을 이어준 것은 바로 세 번째 입주민 그룹. 18세부터 25세 사이의 스웨덴 청년들이었다.


   

아파트 1층부터 4층을 난민청년들에게 내어주었다. (출처: 미션잇)



현재 시행하고 있는 한국의 공공주택은 입주민 자격을 독거노인, 청년, 신혼부부 등으로 그루핑 하고, 하나의 공공주택에는 한 그룹의 입주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고를 내고 있다. 그런데 스웨덴 셀보아파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여러 배경의 입주민 그룹을 하나의 공공주택에 수용한다면 자연스럽게 세대갈등이나 고령인구의 돌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과정은 셀보아파트가 겪은 시행착오만큼이나 쉽지 않겠지만. 

 

레터 하단에 첨부된 인터뷰 발췌글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과 답을 옮겨본다.


MSV: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어르신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요. 어르신들은 어쩌면 사랑을 받는 일보다, 사랑을 주는 일은 더 원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드라가나 쿠보릭: 맞아요.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가 한 분 계셨는데, 셀보 젊은이들을 돌봐주는 일을 너무 좋아하셨어요. 그러다 쓰러지시면 어쩌나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이 일이 주는 행복 때문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삶의 목적을 다시 찾으셨다고요. 오늘날 스웨덴에서는 어르신을 공경하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어르신들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그러나 셀보의 어르신들은 사명이 있어요. 나이가 들더라도 누군가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 거죠.



▶ 함께 읽고 싶다면: MSV임팩트레터 62호 보러 가기




#스웨덴 #난민 #공유주거 #시리아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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