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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인경 Sep 25. 2019

1-3. TV 볼 시간 말고 나를 볼 시간

<나는 성장하는 엄마입니다>

<나는 성장하는 엄마입니다>


[1] 애 키우기도 바쁜데 자기계발은 무슨?

3. TV 볼 시간 말고 나를 볼 시간     



 “왜 그렇게 기운 없어? 학원 다니느라 힘든 거니? 아니면 학교에서 안 좋은 일 있었어?”

 “아니요. 어제 늦게 잤어요.”

 “왜?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요즘 아이들은 학원과 학습지 숙제를 하느라 늦게 자는 경우가 많기에 걱정이 되어서 물었다.

 “아니요. 드라마 보느라요.”     

  한창 인기 있는 드라마가 방영이 되면 아이들의 눈은 퀭해진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말하며 대화를 청해오지만 받아 칠 수가 없다. 우리 집은 TV를 켠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몇몇 엄마들도 내게 말한다. 애들 재우고서 밀린 드라마 시리즈 보느라 날을 샜다고. 아이들 등교 시키고 한 숨 자고 일어났다며 그래도 푸석한 얼굴을 한 채 얘기를 한다. 

 내가 첫 책을 냈을 때 한 지인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줬다. 주변에 많이 알리겠다기에 홍보대사의 역할까지 기대하게 했다. 경축하며 같이 밥도 먹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도 책 내용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지인에 관련된 이야기가 들어가 있음에도 그저 만나면 일상만을 얘기 했다. 내 책을 구매하기나 한 건지 의심이 되었다. 그는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다. 드라마는 꿰고 있어도 요즘 어떤 책이 유행인지 책값은 얼마나 하는지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책은 읽지 않으면 않을수록 읽기 어려워지는 극복의 대상이 돼 버린다. 

 TV나 핸드폰은 중독성이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그만 보라며 잔소리를 퍼부어 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이들 키울 때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는 고민일 것이다. 하지만 그 고민을 하는 엄마들의 대부분은 아이들이 나간 빈자리와 저녁상을 물린 자리에서 TV와 핸드폰을 먼저 찾는다. 책 좀 보라고 잔소리 하는 엄마는 정작 책을 읽을 줄 모르는 난독증을 앓고 있을 수 있다. TV나 핸드폰이 없이는 시간이 무료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아이들도 그렇다. 책 대신에 TV나 핸드폰을 들고 있다. 

 중독이라 하면 책도 빠지지 않는다. 저녁상을 물리고 나면 쌓인 그릇들이 그렇게 원망스럽다. 읽다만 책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어진다. 이야기들의 꼬리를 잡고 가다보면 어느새 날을 샌다. 조금이라도 더 읽기 위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하지만 일과에 지장을 줄 정도만 아니라면 독서는 다다익선이다.

 그러한 책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현재 나의 상태를 짚어주고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는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어떠한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 알게 해준다. 책은 내비게이션이다. 내가 성장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꿈을 설정하면 같은 꿈을 먼저 실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고서 실행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지혜를 주기도 한다. 꿈을 찾고 그 길을 가는 동안 지칠 나를 수시로 다독여 줄 스승이 되어 주기도 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에는 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핫한 SNS도 있다. 물론 목적 없이 사용하면 방향을 잃고 허우적대다가 나올 수도 있다. 시간 잡아먹는 도둑이 따로 없다. 게다가 핸드폰만 보는 엄마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을 할 목적으로 다가간다면 신세계가 열리는 곳이 또한 SNS이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은 가치 있는 나를 찾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중에 블로그 활동을 집중적으로 시작하면서 나는 방향성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러저러 잡다한 이야기로 채우면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그러다 제풀에 지쳐 포기할 수도 있다.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은 매력이 없다는 것과 같다. 매력 없는 사람과 제품은 온라인상에서 발길이 닿질 않는다.  

 블로그의 이웃들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어떤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OO맘’이라는 아이디들은 육아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이거나 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은 ‘꿈’이나 ‘드림’ ‘실행’들에 관한 키워드를 사용한다. 부동산이나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부’나 ‘돈’ ‘경제’라는 키워드로 바람을 심어 놓는다.

 글쓰기나 창업, 독서 등 다양한 관심사들이 모여 있는 이곳을 나는 ‘딴 세상’이라 정의하고 싶다. 내가 매일 잠을 자고 출근을 하고 귀가를 하는 ‘동네’라는 범주와는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가상의 공간이면서 분명히 존재하는 공간이다. 

 차곡차곡 추억을 쌓는 사람들, 꿈을 실현시키는 장으로,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서로 정보와 자극을 주고받고 있다. 자기계발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관련된 사람들이 주로 이웃이 된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 관련 글을 하나 올리면 그에 관련된 사람들이 이웃을 신청해 온다. 여행, 책, 육아 등 자신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고 동기부여 하며 성장하는 곳이 딴 세상이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어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한다.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힘든 워킹맘들은 새벽 시간을 활용해 독서를 하고 운동을 하며 포스팅까지 하고서 출근을 한다. 어린 아이 넷을 키우는 엄마도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오랜 기간 지켜보면 모두 성장하고 있는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새벽에 책만 읽고 있지 않고 주말에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강의장으로 향한다. 자격증 하나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것을 배우기 위해 잠시 잠수를 타기도 한다. 그러고선 다시 돌아와 생존 신고를 하고 그간의 성장을 보고한다. 

 물론, 이 딴 세상에서 모두 긍정의 효과만을 얻어 가지는 않는다. 이 세상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일상의 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아이들 앞에서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따갑게 의식이 될 수도 있고 가상의 공간에 빠져 바깥세상과 소통 단절이 될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딴 세상에서의 활동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가치 있는 나를 찾고 개발 시키는 일에 목적을 둬야 한다. 그 안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나 도전 과제들을 직접 현실 세계에서 실천해 보는 것이 좋다. 결과가 어떻든 실천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또 다른 시도에 접목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가치가 성장해 있게 된다. 또한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적극 만나 배울 건 배우고 줄 건 주면서 서로 동기부여를 받는 것도 아주 좋다. SNS에서는 관심 분야의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 안에서 성장하여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단 사람들이 강좌를 열어 사람들을 모집하기도 한다. 그 모습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현 가능성을 키워주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TV나 핸드폰의 맹목적인 사용은 알고 보면 사용이 아니라 기계에 이용당하는 것이다.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고서도 이자가 보잘 것 없는 요즘의 은행 저축 상품과도 같다. 나의 가치를 키울 수 있는 이율 높은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책을 보고 강의를 들으며 SNS를 적극 활용 하는 등의 나의 가치를 찾는 일에 시간을 투자해 보자. 동네나 TV 안에서는 보여 주지 않는 넓은 세상 속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수입을 창출하는 사람들의 노하우, 새벽에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의 열정, 지혜로운 사람들의 귀한 이야기를 큰 돈 들이지 않고서 얻게 된다. 목적 없이 수동적으로 흘려보내는 시간은 그야말로 남는 것 없는 허무한 시간이다. 하지만 목적을 두고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시간은 가능성의 시간이다.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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