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함께하는 후쿠오카 여행 7
남편은 아침에 돈키호테를 털고 온다 했다. 전날 밤에 혼자 돈키호테에 갔다가 뼈도 못 추렸다 했다. 돈키호테 나카스강점은 24시간인데, 한국인과 중국인이 24시간 몰려든다. 밤 11시에 갔어도 계산할 엄두가 안 날 만큼 줄이 길었다했다. 아침 7시에 돈키호테로 향한 그가 전화가 왔다. 디쨩아. 아기 챙겨서 나온나. 여기 엄청난 빵집이 있다.
그 빵집은 내가 전날 우연히 발견한 stock이었다. 우린 어제 먹었어. 미안. ㅋㅋㅋ 근데 그게 아니란다. 8시부터 모닝세트를 파는데 이게 가성비가 지린다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란다. 그 모닝세트를 꼭 드셔야 한단다. 부창부수. 나도 먹어야겠다. 가쥬아.
난 원래 무미 無味 맛의 빵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 집 빵이 딱 그 맛이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다. 그런 빵에다 사라다 치킨 야채 커피 디저트까지 1200엔이었나 1300엔이었나. 진짜 갓성비에 맛까지 잡은 거 아닌가.
내용물이 넘나리 실한 극강의 샌드위치도 2개 사고 귀국하면서 한국에 가져가 먹을 빵도 샀다. 요즘 25000원이면 빵 4개밖에 못 산다. 어찌 그리들 다들 오르는지. 돌아와선 가격도 합리적인 stock빵을 아껴 아껴 며칠 만에 다 먹었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추천 맛집이다.
돌아와서 찍은 사진을 쭉 본다. 이번 여행에선 뭘 했나. 딱히 한 건 없다. 그런데 그게 아기 때문인가. 아니다. 사실 나는 원래 여행 가서 별로 하는 게 없다. 같은 곳에 몇 번 가도 상관없다. 동행이 다르니. 이번 동행은 다음에도 같이 가고 싶은가. 나의 대답은 슈어. 와이낫. 다음엔 어디로 갈까. 비행기 2시간 거리의 미지의 세계, 구글 지도를 냅다 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