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Jan 19. 2024

대리랑 기싸움하는 이사의 정체

어른답지 못하십니다.

퇴사 전 사장님 면담 당시 나에게 사장님은 그런 고통을 이겨내야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병명을 콕 짚어서. 생각해보니 기분이 나빴다. 나한테는 다시는 안 볼사람도 아닌데 좋게 헤어지자고 해놓고 도대체 어디까지 사장님한테 전달한 건지 내 병명을 알고있는 사람이 몇 없는데 짐작이 갔다. 그리고 따졌다. 퇴사 사유도 서류에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작성했고 표면적으로는 건강상 이유로 퇴사하는걸로 깔끔하게 정리했는데 내가 퇴사하는걸 보고하면서 뭐라고 한건지... 여기까지는 참고 개인 프라이버시 지켜달라고 말만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다음주 친한 직장 동료의 면담에서 드디어 일이 터졌다. 그 사원에게 '걔는 왜 그런다니? 걔는 마인드가 잘못되었다. 너는 닮지마라. 야근을 안하는데 일이 많다고 징징댔다며' 라는 말을 사장이 한 것이다. 그걸 들은 그 사원은 나에게 그걸 전달하면서 A이사가 뭐라고 했길래 저렇게 까지 본인한테 말하냐며 물어보았다.


여기서 나도 참았어야 하는데 너무 화가나서 일과시간에 놀고 야근하면 일 많은거냐 무슨 말을 어떻게 전하셨길래 닮지마라. 마인드가 잘못되었다.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바로 항의했다. 그러더니 회사에서 다른 팀인 그 사원에게 면담하자며 데리고 들어가 '입조심하고 다녀라. 이건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대리를 위해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지나고 이 글을 작성하는 오늘 사장님이 그 사원옆을 지나가면서 너 언니한테 그 새 일렀더라하며 지나갔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금 입조심을 해야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런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전에 A이사때문에 그만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각자 사유는 다르지만 다들 그 이사때문에 사람들이 나간다는 걸 알고 늘 나를 안쓰럽게 생각했다. 초기에 나는 그 이사를 좋아했다. 일 명확히 하고 다른 팀에서 이상한 일이 들어오면 잘라줄 줄도 아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퇴사하는 마당에 내가 퇴사하는 이유를 그냥 건강상 이유로 그냥 쉬고싶다고 전달하면되는거였다. 왜냐하면 내가 사직서를 그렇게 내지 않았는가. 내 생각에는 이번엔 진짜 본인때문에 나간게 아니라는 것이란 걸 이야기 하고싶었는지 본인 유리한 쪽으로 사장에게 보고하면서 잡지 않겠다 말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나는 병가 제안을 받았었고 그 A이사가 병가는 팀의 희생이 따르는 일이며 혜택이라고 해서 그럼 저는 안받겠습니다. 하고 거절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본인선에서 해결하고 싶었으나 해결이 되지않아 그렇게 보고한 것 같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A이사의 적이 회사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있다. 그 분들에게 나의 퇴사를 전달했을때 다들 왜 퇴사하는지 안다는 듯이 그래 오래버틴다 했어. 라고 했었고 그를 정말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다른 이사는 걔가 내보낸 애가 이제 몇명이다 라면서 비웃었다. 나는 다른걸 다 떠나서 나보다 10살보다 더 많은 그가 자꾸 왜 이런 어른답지 못하는 일을 하는지. 근데 왜 자꾸 그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남은 정도 없는데 이젠 그가 참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눈에 보이는 것 같고 너무 작고 하찮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나중에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오늘도 교훈을 하나 배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