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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nzan Jan 07. 2019

사랑은 인내

우리가 사랑을 지키는 방법


오랜 연애를 하다 보면 설렘이 주는 두근거림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알게 된다. 함께한 시간들이 만들어낸 끈끈한 전우애로 이 사랑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 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의리라는 단어도 맞겠다. 무조건적인 내 편이 생기는 거니까. 하지만 내 편이라는 전제 하에 그 사람의 감정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나는 외출 후 집으로 들어와서 화장을 지우고 씻는 게 급급한 마음에 옷을 휙휙 던지고 곧장 화장대를 향한다. 그러면 남자 친구는 내 옷들을 고이 접거나 예쁘게 걸어둔다. 단 한 번도 구박한 적이 없다. 남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옷 정리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정리하고 씻으러 가면 안될까?라고 말할 법한데 단 한 번도 이러한 행동에 잔소리를 한 적이 없다. 나한테는 옷 정리보다 씻는 게 우선순위일 뿐이라고 했다. 단지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하면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옆사람도 자연스레 나의 행동을 따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나는 그것을 인내라고 부른다. 나와 우선순위가 다르다고 하여 잔소리를 하거나 구박이 시작되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행동의 규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불편한 생활이 지속되다 보면 마음으로 드러나는 법이다. 몸과 마음이 지친 하루를 보내고 온 옆사람에게 나와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을 선물하는 게 하루에 대한 위로라고 생각한다.

순간의 감정을 풀기 위해 싫은 소리를 연신 늘여놓는 것보다 순간을 인내하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먼저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나의 습관과 행동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서로에게 틀림은 없다. 다름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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