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삶-중국 연태에서 맞는 구정 새해
중국의 춘절(춘지에春节)
한국 달력은 2월 1일이 구정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중국의 춘절은 정확히 며칠일까? 궁금해 최근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선생님께 물어봤다.
한국의 구정같이 특정 일이 있냐 물어보니 중국의 춘절은 ‘매우 재밌다’며 2021년의 마지막 날인 1월 31일에는 저녁부터 가족들이 모여 텔레비전을 보고, 음식을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낸단다.
그렇게 가족 친지를 방문하고 새해인사를 하며 1주일은 대부분 신년을 기념하는 한 주로 보내고, 다음 주부터는 회사를 가는 곳도 있지만 한 주 더 쉬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일을 다시 시작하지만 2주 정도는 신년맞이에 마음을 보내는 듯하다. 그렇게 2월 15일이 돼서야 모두 회사로 복귀도 하고 아이들의 학교도 개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중국인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남편의 얘기를 통하면 대륙인만큼 왕복 이동하는데도 수일이 걸려 일주일은 금방 지나니 연휴가 왜 긴지 이해가 될 만도 하다.
(한국인 가정은 이런 데코를 하지 않지만 회사에서 선물로 받아 버리기 아까워 데코를 하게 되었는데 중국어 선생님이 집을 찾아오셨다가 중국인 집인지 헛갈려하기도 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2월 4일 입춘일에 맞춰 카운트 다운을 하며 북경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알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해에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는데 우연히 2022년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연태에, 중국에 머물게 되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당시 자고 일어나면 낡은 건물이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던 광경을 목격했는데 이제 베이징은 세계적인 도시가 되어 물가와 소비 수준도 매우 높다. 당시에도 건물 스케일과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코로나로 수도를 보호하느라 베이징은 쉬이 갈 수 없는 곳이라는 후문에 지방 도시 연태에서 생활하니 왠지 대도시 베이징에 대한 동경도 생긴다.
우리만의 춘절
위챗 단톡방 음식점에서는 명절 음식 주문을 받아 미리 주문하면 아쉽지 않고 손쉽게 명절 상을 차려낼 수 있다. 올 명절은 연태에 머물며 가족 대신 남편의 회사 동료 가족들과 소소한 만남을 가졌다.
아이들과 트램펄린을 타러 갔다가 약속이나 한 듯 몇 안 되는 중국인과 한국인 지인을 만나기도 했는데 반가우면서 연태가 참 좁게도 느껴지기도 했다.
양마도에 대한 인상을 바꿔주고 싶어 하는 남편 덕에 한 달 만에 다시 양마도를 찾았다. 우리에겐 격리 지지만 중국인에게는 유명한 관광지인 양마도에서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호텔시설은 매우 간소했고, 입에 맞지 않은 음식으로 아이들은 고생을 했지만 아침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창밖에 펼쳐진 멋진 풍경으로 그 외의 단점이 희석되었던 듯하다.
해변가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면서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풍경을 일상으로 보니 수평선의 선명함, 하늘과 구름의 색, 파도의 높낮이 등으로 날씨를 구별하기도 한다. 그럴 땐 외출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설득하고 재촉해 나서는데 연휴 동안 화창한 날인 줄 알고 외출을 시도했다가 바닷바람을 못 이기고 집으로 일찍 복귀한 날도 있다.
해변도로를 따라 쉐라톤, 메리어트, 힐튼 외에 중국 호텔이 늘어서 있고 또 새롭게 짓고 있는 호텔도 아파트도 많이 보인다. 곳곳에 바다 감상 포인트가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관광지인 것은 분명한 듯하다. 인파를 따라 해변가를 거닐고 사진을 찍으니 여행하는 기분도 난다.
시내를 며칠 연이어 돌다 보면 이곳 삶에 익숙해지는 만큼 없어진 줄 알았던 ‘왠지 모를 좌절감에 체념’할 때가 있는데 그때 연태에서 누릴 수 있는 자연을 접하면 그 마음이 회복되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