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삶-중국어 공부
마지막 수업
푸다오(辅导/fudao/개인지도교사) 선생님과 마지막 수업을 했다. 끝인 듯 끝이 아닌 인사를 나눴다.
선생님이 참 좋았다. 나 역시 영어교육을 해왔던 만큼 말주변이 없거나 자신감이 부족해 소극적인 학생을 만나면 침묵의 순간을 길게 만들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가려 노력했다. 선생님은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뛰어나셔서 언제 1시간의 수업 시간이 훌쩍 지났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만큼 수다 끝에 애써 책으로 돌아오며 미련을 두는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개의치 않고 질문을 던지며 선생님을 다시 수다로 이끌었던 것은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생생한 현지인의 삶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재원들과 주로 소통하는 만큼 선임 주재원을 통해 중국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현지인의 이야기도 궁금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두 번 치른 만큼 나라 안팎의 이미지도 쇄신되었고, 국가 주석의 ‘중국몽’과 ‘그레이트 차이나’란 이념 하에 G2 경제대국에서 자라온 젊은이들은 생각은 가난했던 중국에서 자라온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르다고 한다. 나 역시 전후 베이비부머 부모 밑에서 자란 세대로 부모세대의 가난을 알지 못하듯 부강한 중국에서 자라온 젊은 세대에게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애국심이 없는 것도 이상하지만 애국심이 지나쳐 국수주의의 성향이 강한 현지인이면- 외국어 선생님으로 부적합하기도 하고- 또 쉽게 못할 이야기들을 그녀와는 주고받을 수 있었다. 나이만큼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변화를 몸소 체험했을 선생님은 한국 사람에게는 낯선 문화 차이와 선진적이지 않은 모습을 인정하고 차이점도 알려주시는 인간적인 모습에 대화하는 시간이 재미있었다.
영어공부는 한국에서?
선생님은 중국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고 한국에 가서 영어공부를 하라고 하셨다.
‘아니 여기 아이들은 국제학교를 다니고 - 요화 학교는 국제학교는 아니지만 - 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한국에서 영어를 하라니요’란 말에 중국 학생들은 영어를 못한단다. 2016년부터 정부에서 영어의 중요성을 약화시켜온 만큼 영어를 예전만큼 중요하게 느끼지 않게 되었고 공부 또한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한다.
러시아인/俄罗斯人/éluósī rén
그리고 덧붙여 러시아인들이 중국어를 열심히 배운다며 한국도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는지 물어보셨다. 국력과 외교관계에 따른 선전효과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따르지 않나란 생각도 해보았다.
미래에도 영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지, 또 중국어가 배워두면 좋을 언어인지 일반인으로서는 판단할 일도 판단할 길도 없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에 살면 갖지 않을 의문들을 갖게 된 것이 사고의 확장이지 않을까
그리고 서바이벌을 위해 필수인 언어를 습득해야 하는 상황 역시 긍정적이라 잠정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