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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sb Feb 17. 2024

튀르키예 소도시-산르우르파-1

Sanliurfa, Turkey

이즈미르

안타캬(하타이)의 호텔을 검색해보던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년전만 해도 성경속의 안디옥 안타캬는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화려하고 바쁜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 안타캬의 호텔은 5개 밖에 검색되지 않는다.

"가지안탭은 그래도 괜찬은 편이에요. 도시 외곽지역인 마라쉬에서 피해가 커요, 그런데 안타캬는 도시가 거의 무너졌죠."

숙소의 직원한테 물어보니 그래도 가지안텝은 괜찮다고 하나 안타캬가 가장 피해가 크다고 한다.

"샨르우르파는 괜찬을거에요."

그래, 2013년도에 갔으나 하루만 묵었던 샨르우르파를 가기로 했다. 이즈미르도 3일 있으니 슬슬 근질거리기 시작한다.


샨르우르파, 터키 남부의 이 도시는 하란, 괴베클리테페, 아브라함의 연못, 아브라함의 동굴, 욥의 우물 등 고대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작년 뉴스에는 지진 피해가 크다고 대대적으로 뉴스가 났었으나, 실상은 도시 몇몇 군데만 피해만 입었다고 한다. 사실 10년전만 해도 이곳은 소도시였으나, 다시 가보니 메트로폴리탄으로 변신해 있었다. 시리아 전쟁 이후 난민들이 계속해서 유입되서 지금은 어딜가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들은 바에 의하면 거리의 절반은 시리아인, 절반이 터키인이라고 한다.


어릴적 교회를 다녀온지라 아브라함과 욥의 도시인 이곳은 항상 향수를 자극한다. 게다가 가장 오래된 인류의 유적지라는 괴베클리 테페까지 근방에 있다. 더욱 좋은 것은 이 모든 곳을 시내버스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즈미르에서 밤버스를 타고 16시간 끝에, 오후 2시쯤 우르파에 도착한다. 일단 Otelz.com에서 16$에 예약한 숙소를 잡고, 그날 10년전 묵었던 숙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별로 화려하지는 않으나 저렴하고 터키스러운 매력이 있는 숙소다. 10년전의 추억을 찾고 싶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찾아 나섰으나, 별로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메인 도로변에 있는데, 다행이 크게 바뀌지 않아 한눈에 들어온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장소에 대한 육감은 참 남다르다. 이것도 오랜 여행을 다닌 끝에 학습된 동물적 감각인 듯 하다.


"이거 내 번호야, 저장해둬."

Ugur호텔 주인장이신 무스타파 아저씨. 내가 10년전에 왔다가 너무 좋아서 다시 왔다고 하니 아저씨도 기분 좋으셨나보다. 다만 호텔의 테라스에 있던 탁자들이 없어졌을 뿐이다. 호텔 아래의 우르파 스타일의 케밥집도 극대로였다. 저녁마다 케밥굽는 냄새 나던 그 기억은 참으로 강렬했다. 이렇게 나를 다시 여기로 불러들였으니.


2월6일 마침 그날은 터키 지진이 난 1주년이라고 한다. TV에는 모두 지진 얘기로 도배되있다. 특히 안타키아에서의 피해가 가장 컸다고 한다. 걱정했던 가지안테프는 오히려 괜찬은 듯 했다.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

"아직도 텐트 생활하지. 가족이 다른 도시에 있는 사람은 그 가족 찾아가고. 안타키아 같은 곳은 셋 중 하나가 죽었어. 마라쉬는 둘 중 하나고.“


성경속의 번영의 도시 안타키아는 이렇게 저물어 가는 것이었나. TV속 사람들은 잔뜩 성난 목소리로 시위를 하고있었다.


“요즘 대통령 선거철인데 안타키아에 유세하러 오는 정치인 반대 시위야. 도와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오냐고.”


하루 아침에 대대손손 살던 집들이 사라져버렸는데 저들의 참담한 심정 정말 이해되고도 남는다.


아저씨와 참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예전 같으면, 몇 마디 하다 대화가 안됬을테지만 지금은 AI의 시대다. 구글번역기가 있으니, 영어가 좀 서툴러도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이즈미르에서 샨르우르파 Astor 버스 900TL

Butik hotel 16$

Otel Ugur 350 TL

수메르 식당 라흐마준 50TL

케밥 120 TL (아이란 20TL)

괴베클리테페 입장료 480TL

괴베클리테페 시내버스 0번 25 TL

하란 돌무쉬 60TL

샨르우르파에서 부르사 버스 Has Diyarbakir 1000TL

부르사에서 이즈닉까지 돌무쉬(미니버스) 65TL

이즈닉에서 이스탄불 버스(450TL 카밀코치)

(2024, 1~2월 환율 1리라-47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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