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4학년이 시험을 대하는 자세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번주와 다음주가 중간고사다.
나 역시 다음주 월요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졸업시험이 끝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았고, 실습으로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으로 들어와 책을 펴는 나의 상태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한다는 웹툰 '대학일기'의 한 장면인 이런 상태가 아닐까싶다.
이 전 글에서 간호학과 학생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말할 때 엄청난 학업량에 대해 종종 이야기하고는 했었는데 실제로 나는 1학년때 한 학기에 전공 4과목, 교양을 4~5과목 들었다. 즉, 1학년 때 졸업에 필요한 교양과목을 모두 이수해두어야 남은 학사과정을 진행 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2학년부터는 본격적인 실습과 전공으로 한 학기에 9~10과목정도 였고, 3학년은 임상 실습 4과목, 전공 4과목으로 총 8과목. 그리고 이것이 4학년이 2학기가 되었을 때 딱 한과목 줄어들어 7개의 전공과목을 이수한다.
더 놀라운건 우리 학교보다 더 학사 일정이 빠듯하고 과목이 세분화되어있는 대학도 있다는 점이다.
사실 자랑 같이 들릴 수 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대학을 오기 이전에는 1등을 하고 싶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지 성적이 바닥이라 공부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본 기억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간호학과에 오니 모두들 정말 열정 가득하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었고, 또 엄청난 학업량을 자랑하다보니 조금이라도 모르면 뒤쳐질까봐 매번 공부방법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 번도 밤을 새서 공부해 본적이 없던 나도 대학에 오고나서 새벽 1시 2시까지 꾸벅거리며 책을 보는 날이 많아졌고, 도저히 밤 늦게까지 못하겠다 싶은 날은 차라리 새벽 4시에 일어나서 7시까지 공부하고 수업을 간 적도 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면 과에서 1등을 해야할 것 같았지만 나의 학점은 늘 중상위권이었고 그래서 대학을 다니며 어떻게 공부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가졌던것 같다.
대학교 1~2학년 기숙사에서 생활을 할 때 다른학과 룸메이트가 나한테 항상 하는 질문이 있었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도 아직도 공부 할게 더 있어?
난 간호학과 공부는 못할 것 같아.
수능끝나고 나서 그렇게 공부할 열정이 남아있어?
사실 시험기간 당시에는 너무나도 피곤하고 지쳐있어서 저런 질문을 들으면 힘들다고 투정 부릴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간호학과 공부를 끝까지 할 수 있었던 점은 수업을 듣다 보면 때로는 내가 심리학과 같고, 유아교육과 같고, 의대생 같고, 법대생 같지만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 조금씩 조금씩 간호학이라는 학문의 고유한 매력을 알아가는 보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입시를 위해 공부하던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진심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그것이 힘들지라도 가치를 알아가는 즐거움. 이것이 내가 간호를 여전히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대학생활의 마지막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지금, 나는 여전히 실습으로 인한 피곤함과 학문의 깊이를 따라가는 것에 정신없이 바쁜 상태다. 이 글을 발행하고 나서 내가 해야 할 일 역시 아래 사진에 나와 있는 남은 공부를 해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가 되어 환자의 곁을 지키는 나를 생각하며 힘을 내어본다.
오늘 실습을 마치고 동기에게 한가지 질문을 했다.
"DM이 뭔지 알아?"
"DM 당연히 당뇨지. 뭘 그런걸 물어."
"있잖아..사람들은 DM하면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다이렉트 메세지를 생각한대.."
"아..! 그러네.."
"우리에게 간호학이 몸 속 깊이 파고들고 있다는 증거야."
요즘 SNS에서는 열정이 가득한 모습으로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유노윤호와 관련된 사진이 화제라고 합니다.
저도 얼마남지 않은 학생간호사의 생활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오늘은 유노윤호를 마음 속에 생각해 봅니다.
*이미지 출처: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