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맛있게 마시는 Tip

아메리카노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마시는 Tip

by 커피 읽는 여자
20190113_181323.jpg


한 겨울,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최고의 난방 아이템이다. 손 안의 난로이자 손 안의 카페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 바로 '아메리카노'. 근데 그 아메리카노는 왜 만날 마시는 걸까? 왜 아침 출근길이면 생각나고, 점심 먹고 나면 자동으로 한 잔 또 마시게 되고... 늦은 오후 녁이면 왜 또 아메리카노가 생각나는 걸까.... 대체 왜 그런 걸까?


우린 모두 '아메리카노'에 중독되었다. 아메리카노를 안 마셔본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잔만 마신 사람은 없는 마성의 음료가 되어버렸다. 아메리카노의 어떤 매력 때문일까? 저 갈색의 물체가 무엇이길래?


아메리카노는 커피콩을 곱게 갈아 뜨거운 물과 압력을 가해 진하게 추출해낸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은 음료이다. 주 무기는 '카페인'. 에스프레소를 그 자체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극소수다. 보통은 이 에스프레소에 물이 10배 정도 들어간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커피의 나라 이탈리아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미국 사람들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마시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어 '아메리카노'라는 그들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냈다. 아메리카노라는 음료 이름 또한, 아메리카+노-노는 이탈리아 말로 ~과 같다는 like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를 합해 아메리카가 되었으니 에스프레소의 미국식 커피가 아메리카노라 할 수 있겠다. 그 음료가 어떻게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맞게 되었을까?

만약 미국에서 들어온 아메리카노가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았더라면, 미국이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를 자기들만의 레시피인 아메리카노를 만들어낸 것처럼 우리도 우리만의 커피-코리아노-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여기서 믹스 커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솔직히 아메리카노보다는 믹스 커피가 달달하고 더 맛있다. 그런데 믹스 커피는 마시고 나면 입안이 텁텁하다. 믹스 커피의 재료들이 혀를 즐겁게도 하지만, 혀를 몹시 괴롭게도 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메리카노는 어떤가? 아메리카노를 첫 모금 들이키면,


'앗! 뜨거워!'


아메리카노는 첫 모금이 맛있지 않다. 뜨겁다. 아메리카노의 진정한 묘미는 이 뜨거움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아메리카노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입 보다 손을 즐겁게, 그리하여 일단 몸을 좀 녹여주는 것, 그것이 첫째 미덕일 테니까. 그리고, 또 한 모금... 여전히 뜨겁지만, 식도를 따라 흐르면서 우리 몸은 '따뜻해'를 외친다. 아메리카노의 맛은 그렇다. '따뜻함'이다. 그러면서 적당한 쌉싸름함이 묘하게 뇌를 즐겁게 해 준다. 여기서 '카페인'이라는 것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자꾸 마시다 보면, 멍해 있던 뇌가 각성하기 시작한다. 각성된 뇌는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것은 '기분 좋음'이라는 신호를 준다.

그런데 중간쯤 마시다 보면 어느새 아메리카노는 식어간다. 이제 뜨거움은 온 데 간 데 없고, 미지근함이라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에 맛도 확 달아나버렸다. 이미 아메리카노 한 잔을 다 마신 사람이라면 '브라보!' 하지만, 보통의 아메리카노 러버들은 아직 바닥이 한 참이나 남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메리카노를 쉽게 버리지 않는다. 또한,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 하나! 쓰레기통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문제 둘! 종이컵에 남은 음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아메리카노엔 카페까지 간 나의 시간과 돈이 들어가 있으며 길거리엔 그 아메리카노를 쪼르르 따라 버릴 곳도 흔하지 않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있다. 우리의 점심시간은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다 마실 만큼 길지 않다. 이미 밥 먹는 시간에 상당한 시간을 써버렸기 때문에 아메리카노는 사무실에 돌아가는 길거리에서 홀짝홀짝 마셔야 한다. 사무실에 돌아와서도 아메리카노는 책상 위에 한편을 차지한다.


여기서 책상 위의 아메리카노의 운명은 두 가지로 갈리게 된다. 이미 커피로써의 생명은 끝났지만 찔끔찔끔 마시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신다. 맛으로 마시는 게 아니다. 카페인이 필요하고, 그저 목이 마르기도 하고, 습관처럼 입 속에 털어 넣는다. 또 한 가지 아메리카노의 운명은, 온전한 생을 다 살아보지 못한 채 화장실 하수구에 버려지는 경우이다. 이는 사무실 책상에 올려 둔 아메리카노의 존재를 잊은 사람이다. 늘 아메리카노를 남기는 사람이고,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사무실까지 들고 와 기어이는 하수구에 털어 넣는 사람. 나는 두 번째 유형의 사람이다. 아메리카노는 딱 중간까지 마셨을 때, 이제 커피가 식어갈 때쯤, 그쯤이 그 아메리카노와 이별을 고할 시간이다.


여기서 나와 같은 두 번째 운명의 아메리카노 타입을 지닌 사람이라면, 아메리카노를 더 맛있게 즐기는 팁이 있다.


얼음 2개, 물은 적게, 샷은 짧게


이렇게 제조된 아메리카노는 일단 얼음이 2개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그렇게 뜨겁지 않다.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핫 워터 디스펜서를 통해 받는 뜨거운 물은 보통 온도가 90도 내외를 유지한다. 이 물을 그대로 사용하니 뜨거운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얼음을 두어 개 정도 넣어주면 물의 온도가 70도 정도로 떨어진다. 이 정도의 온도라면 혀를 대지 않을 수 있고, 바로 마셔도 맛있다. 혀의 감각이 오롯이 살아나는 온도이기 때문에 커피의 맛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물이 적게 들어갔기 때문에 음료를 다 마시는 동안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를 버리는 불상사는 없다. 다만, 물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샷을 넣으면 쓴맛이 도드라질 수 있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뽑아지는 시간에 따라 추출되는 맛이 다른데, 처음엔 단맛과 신맛이 뒷부분에서 쓴맛이 추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샷을 끝까지 뽑지 않고, 끝 부분에서 멈춰주면 좋은데 이런 샷을 이탈리아 말로 '리스트레토'-이탈리아 말로 '짧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리스트레토 샷은 쓴맛은 적고 향과 맛은 강하기 때문에 적은 양의 물을 넣어 마시기에 아주 좋다.

자, 이제 준비는 다 됐다. 아메리카노 주문할 땐,


"아메리카노 주세요. 얼음 2개, 물은 적게 샷은 짧게요."


이전 14화작업자들의 반나절 오피스,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