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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한 권쯤 있을만한 책.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by 환오

얼마 전 이사 온 집을 처음 보러 왔을 때, 내 눈에 한 권의 책이 들어왔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아, 집주인 집에도 있구나.


너무 유명한 스테디셀러라 집집마다 한 권쯤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책.

나도 뒤늦게나마 그 대열에 합류를 했다.

왜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을까.

단순히 스테디셀러라서?


그것만은 아니었다.

제목이 이미 다 말해주고 있다.

인간관계가 미치도록 궁금하고 알고 싶었다.

서로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들이 있다면 배워야 하기에.


사람이 살면서 인간관계만큼 힘든 게 또 있을까.

불혹이 넘게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니 나를 바닥까지 치게 만들었던 일들은 대부분 인간관계였다.

회사에서는 상사, 집에서는 남편, 남편의 가족들인 시댁 식구까지.

결국 나를 둘러싸고 지내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삐걱대면

때로는 살아있는 지금 세상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지난주 목요일에 글벗들과 온라인 줌모임에서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대해 잠깐 언급이 있었다.

아호파파 작가는 이 책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상대방을 특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게 해라 라는 말을 들었다며 전해줬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관찰, 이름 불러주기만 해도 관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득하게 진해질 수 있다.


요즘 내가 제일 자주 만나고 관심을 쏟고 관찰하는 사람들은 <엄마의 유산>을 통해 만난 글벗들이다.

처음 같은 반이 된 조원들과 한 달 동안 수업을 하고 두 달째부터는 목요일마다 한 시간 독서, 한 시간 토론의 시간으로 줌모임을 통해 만나고 있다.


조원들을 만나기로 한 수요일 저녁부터 나는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어머, 뭐지? 이 설렘은?

아이들 키우느라 집에서만 코 박고 지내던 내가 오랜만에 사람들과 말을 섞고 지낸다.

설레는 이 기분은 달달구리 라떼와 진한 티라미수 케이크가 생각나는 맛이다.




데일 카네기가 말한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6가지 방법이 있는데 독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 있는지 한번 체크해 보면 좋을 듯하여 그대로 인용해 본다.


1.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2. 웃어라.

3. 상대방의 이름은 그에게 있어서 모든 말 중에서 가장 달콤하고 중요한 말로 들린다는 점을 명심하라.

4.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라.

5.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라.

6.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라.


제시한 방법들을 나는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잘 웃고,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고.

별거 아닌 듯 하지만 사람들을 만날 때 많이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방법들이다.

그동안 잘 살고 있었구먼 읽으면서 내심 뿌듯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내 눈길을 확 이끄는 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7가지 비결이었다.

사실 읽고 보니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은 없었다.

실천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인생을 바꾸는 거 아닐까.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지 말고, 바꾸려고 하지 말 것.

같이 산지 어느덧 12년을 향해가면서 뼈절이게 느끼는 항목들이다.

남편을 바꾸려고 하는 것보다 내가 바꾸는 게 더 쉽다는 것을 몇 년 전부터 깨달았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평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했구나...


나와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말이 쉽지 현실에서는 속에서 천불이 날 때가 많다.

오죽하면 나는 시어머니한테 아들을 입양했다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었을까.

그래서 나는 아들만 셋을 키우고 있다.

그러니 힘들 수밖에 없지라고 생각을 바꾸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결국 인간관계에서 중점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주면 그 인간관계는 깨질 수가 없다.

오늘도 나를 힘들게 하는 인간들을 향해 먼저 미소 한번 지어보자.

부처가, 예수가, 멀리 있지 않다.

내 안에 나를 조금만 내려두고 상대방의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그 누구도 당신에게 돌을 던질 수 없을 것이다.(그럼에도 돌을 던진다면 사이코패스니 무시하는 게 답이다)


자, 오늘 하루도 당신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정한 시선으로 이름을 불러주고

방긋 환한 미소 한번 지어보자!

스마일!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 7시 : [주부지만 요리를 못하는 요똥입니다]

화요일 오전 7시 : [책!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 2]

목요일 오전 7시 : [공대생이지만 경리만 10년 했습니다]

금요일 오전 7시 :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 7시 :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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