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 번 잘 지었다!
일주일에 한 권의 책으로 이 브런치를 연재하고 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의 책 읽기 속도가 영 지지부진하다.
무엇이 내 집중력을 이리도 떨어뜨리는지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일로 다가온 아이의 수술?
매일 글쓰기의 두려움?
생각보다 늘지 않는 나의 글실력?
아.. 나열해 보니 그냥 잡다하게 온갖 이유들이 나를 헤짚어 놓는구나.
아니, 어쩌면 그 모든 이유들을 대고 나는 그만두고 싶은 건 아닐까.
글을 잘 쓴다는 건 뭘까?
나만의 문체? 나만의 색깔? 나만의 가치?
나는 어떤 것들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그것들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 고민해 봤다.
헉!
그런 것들을 끄집어내기도 전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 안의 총알이 서서히 바닥이 드러남을,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생각했었다.(매일 쓰니 힘들다.)
나는 책 읽기도 좋아한다 생각했었다.(에세이 대신 안 읽히는 철학책들은 여전히 큰 장애물 같다.)
나는 아직 애기 냄새나는 7살 둘째 머리에 코를 박고 더 자고 싶다.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면 정수리에서 슬슬 남자냄새가 기어 올라올 것이다.(매일 새벽 기상을 울리는 알람소리를 무시하고 싶다.)
3달 넘게 매일 글쓰기, 2달 넘는 새벽기상을 하고 깨달았다.
아, 나는 그동안 살아왔던 관성의 법칙으로 나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구나.
나를 성장시키고 싶다고 부르짖었지만 내 안의 잠재의식들은 나를 붙잡고 있구나.
이 말을 꼭 새겨두세요.
외적인 일에 대한 견해만이 괴로운 마음의 원인이 됩니다.
고통은 화나게 하는 사람이나 달갑지 않은 상황 등 외적인 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나의 반응에서 생겨납니다.
내 고통은 외적인 일에 대한 내 신념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날 화나게 할 때 상처를 주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내 해석인 것이지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나 자신의 반응만이 고통을 초래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통제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런 일은 이 세상의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나만이 내 이성을 이용할 수 있고 나만이 내 삶을 망칠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결국 내 마음에 고통을 주는 것은 외부에서의 상황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내 실력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타박하는 것도 나였고,
아이 수술이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나였고,
언제나 외적 상황들에 휘둘리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를 깨뜨리고 싶어졌다.
더 이상 감정에 나를 휘둘리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해 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걱정, 근심, 불안, 초조 등등 여러 감정들에게 더 이상은 먹이를 주고 싶지 않았다.
마르쿠스는 삶의 갑작스러운 타격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인생이 우리에게 가하는 이 모든 타격은 훈련을 위한 기회입니다.
타격을 받을 때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원하는 존재에 더욱 다가설 기회를 잡을 수도, 화를 내고 내가 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중략)
우리는 강해지기를 바랍니다. 역경에 부딪혀도 스스로 대처하기를 바랍니다. 폭풍의 한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두려움에 빠질 때에도 침착성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삶의 생채기가 생길 때마다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훈련 과정일 뿐이니 미소를 짓고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본문 중에서)
나를 키우기 위해서 나를 넘어서야 할 때 외적인 상황들이 나를 덮친다면 오히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전해야 한다.
“나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이런 고통을, 또 새롭게 넘어서는 이력이 생겼습니다.”
그러니 어떤 시련이 와도 좌절 대신 감사함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보자.
“이런 시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나는 일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라고 말이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도 결국 기어이 해내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환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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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전 7시 : [책!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목요일 오전 7시 : [공대생이지만 경리만 10년 했습니다]
금요일 오전 7시 : [거북이 탈출기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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