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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유산, 그 두 번째 만남

내 생애 이토록 진지한 모임을 가져본 적이 있던가.

by 환오

새벽 6시 50분 입장인 zoom 온라인 모임.

나는 6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둘째 귀에 속삭이고 몰래 방을 빠져나왔다.

'엄마, 밥하고 올게~'( 아이는 혼자 잠이 들었다가 나중에 울면서 깨버렸다. 똘망똘한 눈으로 궁금한 게 한가득인 아이는 온라인 모임을 잠시나마 함께 했다. 그러고 보니 네가 최연소 7살 참가자였네^^;;)

마흔 명이 넘는 많은 분들이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참석해 주셨다.. 따봉!

지금도 심장은 뜨거운데 머리는 차갑고도 차분하다.

7시부터 10시까지 지담 작가님의 진두지휘 아래 다양한 분야에 계시는 작가님들의 귀한 경험담도 나눌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을 난 또 어디서 만날 것이며, 이 귀한 이야기들을 어디서 들을 수 있겠는가.

이 모든 것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직도 구름 위를 걷는 듯, 두둥실 떠있는 기분이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내 안의 열망들이, '무엇'이 되지 못해 항상 불안해했던 '미생'이던 내가 강력한 자석에 이끌리듯 '엄마의 유산'을 만난 것이다.


일주일 동안 내 안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우선 지난주 토요일 이후 나는 매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브런치북도 욕심내서 2개나 더 늘렸다.

내 이야기를 꺼내다 보면 내 안의 상처들을 다시 마주하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글로 풀어내면서 이제는 그 상처를 덤덤히 지켜보고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결국 성장하고 싶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늘 지담 작가님의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띵명언을 두 개만 꼽으라면...


시간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이다.

내가 나 자신으로 들어가려고 해야지, 세상 속으로 들어가지 말아라.


아... 그렇다.

아이들 핑계로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 느끼는 내게 명치를 한 대 맞는 순간이었다.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시간을 다시 재분재 해야 한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다. 나는 이제 그 24시간의 주인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나'를 키우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세상에는 배울 거 천지고, 어른이지만 아이보다 못한 어른들도 많다.

한 개인의 성장이 모이면, 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성장은 대를 이어 우리 아이들, 그 후세까지 영원히 계승되어야 한다.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결국에는 바위를 뚫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공감대로, 연대감으로 뭉친 모임이 이렇게 행복감을 가져다주는지 44년 인생을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본다. 여기서는 유행하는 '오징어게임 시즌2'를 안 봐서 소외당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지담 작가님이 여전히 강조하신 매일 글쓰기 미션!


일단 매일 써라.

기준을 높인 다음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양이 쌓이면 내 실력도 향상한다.


무엇보다 서로를 응원하며 경쟁자가 아닌 조력자가 되는 것이 '엄마의 유산'프로젝트의 방향성이다.

경쟁을 싫어하는(두려워하는) 나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지향점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하는 내가 될 것인가? 얼마나 더 좋은 분들과 인연이 닿을까?

좋은 사람과 인연이 닿으려면 나부터가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더 좋은 '내'가 되기 위해,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어 본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환오 연재]

월, 목요일 오전 11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시짜 이야기]

화요일 오전 11시 : [책!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11시 : [엄마의 유산, 그 이후 이야기]

금요일 오전 11시 : [내 아이는 느린 학습자입니다]

토요일 오후 4시 :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후 4시 :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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