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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Apr 01. 2020

부덕한 꼼장어

가게가 만원이다

꼼장어 만큼은 여기가 끝내 준단다

불판은 익어가고

껍질이 벗겨진 연분홍 쓰라린 속살

달구어진 불판에 가차 없이 던져진다

투명한 뚜껑 저 편

절규마저 열기에 타서 사라지고

고통의 춤사위를 관찰하는 시선에 연민은 없다

잔인한 식욕이 침을 꼴깍 밀어 넘긴다

고통스런 몸부림에 열광하며 소주잔을 기울인다

꼼장어야,

혹시나 네가 부덕한 생을 살았을지라도

후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인간으로 태어나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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