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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밀 May 21. 2024

낯선 질문에 답하기

깊이있는 대화를 위한 질문 5가지


1.

나는 지금

인생의 어떤 갈림길에 서있는가?


새로운 일, 마음속 한편에 늘 있었던 곳으로 뛰어들기 위해 심호흡을 고르는 중이다. 동경하고 오래 바라봐서 스스로 바란다고 정의 내리기도 조심스러웠던 일이 있다. 애정하는 마음을 담아 오래 응원하는 독자로 살아왔지만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 정면으로 부딪혀 볼 결심을 하고 있다. 한 자리, 한 번의 기회가 있길 간절히 바라는 바다.


앞으로는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외치면서 살고싶으니 용기내서 ‘예비 에디터’이자 ‘마케터‘ 더 나아가 ‘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나의 첫 인터뷰. 2019년, 몸 담았던 잡지 동아리의 ‘에디터’라는 직함으로 낯선 사람과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소속에 혼자라면 인터뷰 요청조차 어려웠겠지만 팀을 등에 업고 용기를 내어볼 수 있었다.

이때 소속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그 이후로도 리서치형 전시 프로젝트의 팀원으로, 보조 작가로, 또 개인으로 총 20명이 넘는 사람을 만났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삶이 궁금하고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웠던 처음을 지나 이제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좋은 질문을 위해서는 탄탄한 리서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걸 일을 하면서 배웠다. 좋은 동료와 선생님들을 만나 마땅히 거쳐야 할 과정들을 차근차근 거치면서 일하는 방식이나 태도, 일에 있어 필요한 시각 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하는 일을 쟁취하기 위해 조금 더 치열하게 도전해 볼 때가 되었다.


어느 날 마주친 'This page is turning point'라는 문구가 지금의 상황에 딱 어울리는 것 같다.

파피어 프로스트, page book 1차 코멘트북에서 발견한 메세지

2.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뭘 하겠는가?


가보지 못했던 나라로 배낭여행을 떠날 것이다.

내 세계를 확장하는 일에 무한히 관심이 있다. 하지만 미래와 안전,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에 대한 걱정으로 먼 비행을 시도하지 못했다. 다른 무엇도 생각하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배짱과 용기가 있다면 한 달간 유럽 일주를 하고 돌아오고 싶다. 돈 주고... 사는 물리적인 자본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이라는 걸 해보고 싶달까!




아, 그런데 이 시점에서 두려움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영어로 검색하니 Fear, Terror, Horror 심지어 Panic이라는 단어로 검색이 된다. 두려움을 넘어서는 건 공포가 되니 그 전의 어느 단계.. 아마 불안과 공포 사이 어느 지점이라 생각한다.


그럼 어떤 두려움이 사라졌으면 하는가?


'미래에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

지금까지 길지 않은 삶도 정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왔다. 오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도전했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최선의 선택들을 해왔다. 그리고 2년간 여러 일을 하면서 '일'에 있어서는 어떤 경험이든 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도움이 된다고 믿게 되었다.


지난 경험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어떻게든 해낸다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을 앞두면 언제나 '허허벌판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게 될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1번 질문에 썼던 것처럼 올해 하반기에도 많은 것들이 변화할 것 같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길,

바라는 내 모습에 더 가까워질 수 있길 바란다!


파피어 프로스트, 다이어리 샘플에서 발견한 메세지

3.

만일 오늘 밤에 죽는다면

무엇을 후회할까?


과감하지 못했던 모든 것.


어느 때부턴가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 관계를 엉킨 채로 두었다. 보고 싶은 얼굴이 있어도 먼저 용기 내어 말하지 못했다. 책상 자리를 잘 정리하지 못했다. 비워내려고 몇 번이나 마음먹었었는데 미련과 욕심이 온갖 물품으로 쌓여있다. 가벼운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내 고양이가 아끼는 내 마음을 다 알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


마지막으로 밀려버린 빈 일기장의 페이지가 떠오른다. 쓰지 못하고 미뤄둔 지난 2주간의 일기가 마지막이 될 줄 알았으면 꼼꼼히 잘 정리해 둘걸 그랬다. 마지막 밤을 앞두고 2주의 공백은 꽤 많이 아쉬울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의 행복을 미래로 미루지 않은 것은 잘한 것 같다. 내가 거창한 것보다도 소소한 행복을 잘 느낄 줄 아는 사람이라 좋았다. 때론 노트 하나, 연필 하나, 사진 한 장, 말 한마디에 행복해지는 사람이라 지금까지의 삶도 충분히 충만했다.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 부단히 노력해 줘서 고맙다.


ps.

이 질문에 답을 하면서 후회하는 것은

여기에 남겨두고 더 즐겁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내고 싶어졌다



4.

우리가 1년 뒤에 만난다면

무엇을 함께 축하하게 될까?


무사히 정착했음을,

인생이 늘 그랬듯 생각한 길이 아니더라도

지금 가고 있는 이 방향이 옳음을 축하하자.


망망대해에서 키를 놓치지 않았음을 축하하고,

우리가 아직 얼굴을 마주하고 있음을 축하하고,

1년 새 새롭게 연결된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들을 축하하자.


기쁨의 샴페인을 터트리는 파티가 아니더라도

코끝에 커피 향이 짙게 머무르는 카페에 앉아

늘 그렇듯 왁자지껄하고 소소하게

우리만의 파티를 열자.


내년 이맘때쯤이면

초대장을 보낼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나의 세상이 더 넓어졌으면 하고 바란다.


대전 프렐류드, 김져니 작가님 드로잉

5.

앞으로의 5년이

인생의 특별한 시기라면

그 주제는 무엇일까?


커리어 성장으로 하고 싶다.

팟캐스트 [여둘톡]에서 '사람에게는 치열하게, 밀도 있게 일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앞으로의 5년이 그렇게 쓰였으면 좋겠다.

일과 인간관계, 삶의 방식, 스트레스 관리 등 모든 부분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기도 하고.


일을 하는 것도 언젠가는, 마음이 100이어도 몸이나 체력이 따르지 않는 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때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경험을 발휘해서 현명하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배울 때라고 생각한다.



Ps.

의미있는 답변 도출하기


오늘 답한 5가지 질문들은

롱블랙 콘텐츠에서 가져왔다.


롱블랙콘텐츠 구독 서비스로 일주일에 6일,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매일 하나의 노트를 발행한다.


하루 24시간 동안 오늘의 노트를 읽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샷'을 사용해야 노트를 읽을 수 있다.

일요일에는 놓친 노트를 읽을 수 있는 샷 하나가

추가로 증정된다는 사실!


텍스트 기반 콘텐츠라 분량이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콘텐츠의 질이 너무 좋다.

그 덕에 처음 구독을 시작한 4월부터 매주, 매일 모든 노트를 다 챙겨보았다. 새로운 인사이트도 얻고, 읽는 습관도 들이기에도 좋다.


롱블랙 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이번 글을 쓰게 해 준 질문들로 돌아와서


2024년 5월 18일에 발행된

[사람을 안다는 것 :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지침서]에서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가

'대화의 기술'에 대해 쓴 책,

<사람을 안다는 것>을 소개한다.


그리고 위 질문들은

브룩스가 좋아하는 5가지 질문으로 언급되었다.


'나는 지금 인생의 어떤 갈림길에 서있는가?'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뭘 하겠는가?'
 '만일 오늘 밤에 죽는다면 무엇을 후회할까?'
'우리가 1년 뒤에 만난다면 무엇을 함께 축하하게 될까?'
'앞으로의 5년이 인생의 특별한 시기라면 그 주제는 무엇일까?'


'낯설고 새삼스러운' 동시에 '묵직한' 질문에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꽤 의미 있는 답변을 도출해 낸 것 같다.


이 질문들을 통해 현지점이 어디인지 확인해 볼 수 있었고, 대화에 깊이를 더하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시간이 된다면 위의 질문들에 대해 친구와의 대화

또는 혼자 묻고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롱블랙 / 2024. 5. 18

[사람을 안다는 것 :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지침서] 콘텐츠 中

https://www.longblack.co/note/1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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