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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선 Jan 04. 2023

작품은 나의 것?
창작의 주인 의식 바로잡기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멈출 수 있을까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지금은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보급할 수 있다. 또한 콘텐츠로 성공한다면 한순간 많은 돈을 벌 기회를 가질 수도 있고, 자신을 따르고 좋아해 주는 팬들도 얻을 수 있다. 자신에게도 그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은 성공을 갈망하는 청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고 있다. 콘텐츠 시대에 순기능은 개인적인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확장됐다는 점이다.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돈을 벌고 유명해질 기회도 제공된다.


글 쓰는 사람은 이야기로, 그림 그리는 사람은 멋진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 영상을 만드는 사람은 콘텐츠로, 신앙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어 진다. 현실의 과도한 업무에 치여 ‘언젠가...’라고 아득한 꿈을 꿀지도 모르지만, 마음 한편에 이러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다. 복음 창작의 열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창작자는 창작의 열망이 끊이지 않는 사람이고 크리스천은 복음 전도의 사명을 마음에 품게 된다. 그렇게 창작을 통한 복음 전도의 열망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것이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주님을 섬기고 그 작업 자체로도 인정받고 싶어 진다.


크리스천 작가들은 복음을 콘텐츠에 담아 전하고자 시도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창작, 그 ‘누구나’에 크리스천의 정체성이 포함되는 것이다. 역기능은 또 그 ‘누구나’가 문제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자격의 기준이 없다 보니 전문성이 결여된 창작물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연령 제한이나 심의 규정도 없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콘텐츠를 접할 위험이 높다. 또 개인이 그러한 콘텐츠를 보는데 규제할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는 게 문제다.


콘텐츠 세계는 마치 지뢰가 곳곳에 숨겨져 있는 쾌락의 땅을 걷는 것과 같다. 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알고 가는 사람은 목표지까지 수월하게 도착하지만, 쾌락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은 그 흔들리는 방향만큼 지뢰를 밟게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창작이라는 특성에는 세상의 기준이 자리 잡혀 있다. 이점이 크리스천 창작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교묘한 덫이자 위협이다.






간혹 가다 마음의 중심을 판단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 있다. 


‘하나님이 지금 하는 일을 멈추고 다른 방향으로 가게 하신다면 나는 순종할 수 있는가?’ 


나는 지금 책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고, 차츰차츰 쌓이는 경력의 전문성이 심적인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이 일의 시작과 그간의 인도하심이 모두 하나님의 뜻에 따라 순종해온 길이었다. 근데 갑자기 하나님이 갑자기 출판이 아닌 다른 길을 가라고 한다면, 나의 대답은 물론 며칠간은 정말 하나님의 뜻인지 알기 위해 기도로 간구하며 심란해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나는 순종을 택할 것을 선포하고 결단한다. 이 기준이 내가 가진 마음의 중심을 점검하는 방법이다. 


나는 책 만드는 일이 재밌고 좋다. 글 쓰는 것도 좋아한다. 크리스천 작가들을 만나 함께 비전을 공유하는 과정 가운데 힘을 받는다. 물론 사업하며 힘든 일도 있겠지만, 내가 재밌어하고 잘하는 일을 통해 주님을 섬기게 하심이 크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대학교까지만 해도 나는 절대 책 만드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는 점이다. 대학 졸업을 앞둔 시기 어떤 디자인 분야로 가느냐? 진로를 정하고 취업 준비를 해야 했다. 나는 진로 목록에서 출판과 편집 디자인은 가장 먼저 제외했다. 대학교 3학년 때 편집 디자인 수업을 듣고 나서 나랑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 수업을 끝내며 ‘나는 절대 책 만드는 일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래서 4학년이 되어 졸업 작품을 할 때도 편집 디자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책 만드는 일이 삶 그 자체가 되었다.


인격적이신 하나님 아버지는 그 자녀의 길을 막무가내로 통보하지 않으신다. 

마음을 바꿀 수 있도록, 옳은 방향을 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단련해 나가신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종이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일에 자아 성취의 욕심이 가득한지, 

정말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분별하는 지혜가 꼭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지금 여러분이 꿈꾸는 일을
멈추라고 한다면 순종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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