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강 팀장과 명예퇴직, 제2인생 그리고 부동산과 아파트 이야기를 햔 뒤, 화제는 자녀 관련으로 옮겨 갔다.
"늘 팀장. 자녀들 대학생이야?"
"첫째 아들은 올해 대학 졸업했고, 둘째 딸내미는 현재 대학교 3학년이야. 강 팀장 아이들은?"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금기 시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자녀 관련 특히 대학 관련 이야기이다. 강 팀장이 먼저 자녀 이야기를 꺼낸 것을 보니 아이들이 좋은 대학교 들어갔을 것 같다 것을 느낌적 느낌이 왔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고 화제를 강 팀장 자녀로 돌렸다.
"강 팀장 아이들은 대학생이야?"
"응, 우리 아이들은 둘 다 대학생이야..."
말 꼬리를 흐리긴 하지만 표정을 보니 우리 자녀들 어느 대학에 다니는지 물어봐 달라는 눈빛이 강렬했다. ㅋ
"음 조심스럽긴 하지만 강 팀장 아이들은 어느 대학교에 다녀? 표정 보니 대학 잘 들어갔나 보네?"
"ㅎㅎㅎ 맞아. 첫째는 서강대 다니고 둘째는 고려대 다녀."
"와! 강 팀장 자식 농사 엄청 잘했네? 요즘 인서울 대학교 들어가기도 하늘에 별 따기인데, 둘 다 명문대 입학 시켰으니 대단하다. "
이렇게 강 팀장이 자식 자랑을 계속하도록 대화를 이끌어 갔다.
“ㅎㅎㅎ 고마워. 내가 돈은 많이 모으지 못했지만 자식 농사 하나는 잘했어.”
“그러게, 강남 아파트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성공한 인생이네. 아무리 돈 많아도 자식 농사 못 지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 믓지다. 친구야. ”
겉치레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래미안원베일리 한강 뷰 아파트 가지고 있어도 자식 농사 잘 못했다면 꽝일 것이다. 우리가 왜 이렇게 뼈 빠지게 돈 모으고 좋은 동네 아파트 등기 치려 하는가? 자식들 잘되게 해 주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물론 자식 농사 잘했다는 것이 꼭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친구는 내 칭찬에 얼굴이 환해지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에게 우리 아이들이 어떤 대학에 들어갔는지 물어보는 것도 까먹고 ㅋㅋㅋ
첫째 딸은 서강대 사회과학 계열인데, 3학년 때 이과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4학년인데 취업할까, 공대 쪽 대학원 갈까 고민 중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지만 좋은 대학교 입학을 위해 문과에 합격하고 다시 이과(공대)로 전공을 바꾼 똑띠였다.
둘째는 고등학교에서부터 이과였고 고대 공대에 합격해서 지금 2학년이고, 다음 학기에 휴학하고 미국이나 유럽 쪽에 6개월 정도 어학연수 겸 인프라 보려고 계획 중이다. 비용은 아르바이트해서 본인이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두 명 아이들을 강남 그것도 대치동에서 교육시켰기 때문에 학원비 등 교육비가 많이 투여되었다. 이 점은 분명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 팀장은 한참 동안 자식 자랑 이야기 하다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어본다
“참, 그런데 늘 팀장 아이들은 어느 대학에…? 너무 우리 아이들 자랑만 한 것 같네.”
“응 우리 아이들도 인서울 좋은 대학교에 들어갔어. 첫 째는 올해 졸업하고 바로 취직도 했고”
“어느 대학인지, 어디에 취직했는지 물어봐도 돼?”
“물어보지 마, 난 이 정도까지만 이야기할게”
뜨거운 감자 자식 이야기
부모형제, 친한 지인들 간에서도 자식 이야기 관련해서는 가능한 서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자녀들이 공부를 잘한다거나 좋은 대학 들어갔다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요즈음은 취직이 어려워서 취업되었다는 이야기도 최대한 삼가해야 한다.
가까운 사이였지만 자식들 문제로 서로 맴찢 해서 어색해지고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 강남아파트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조심해야 하는 것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단, 본인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쪽팔려하지 않고 당당하게 먼저 이야기 꺼내는 경우는 괜찮다. ㅋ
늘작가는 친구나 친한 지인들끼리도 우리 아이들이 어떤 대학에 다니고 졸업했는지, 어떤 회사에 취직했는지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 외에는 말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면 자식들을 잘 키워 낸 선배 부모님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데 자식 농사는 백인백색이라 정답이 없다. 부모들이 자식 농사/교육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무소의 뿔처럼 걸어가야 한다.
자식 농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고 마라톤이다. 잠시 공부 잘한다고 못한다고, 명문대 들어갔다고 못 들어갔다고, 좋은 직업 가졌다고 가지지 못했다고, 결혼은 또 어떤가? 끝이 없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자산 수준을 넘는 과도한 교육비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이렇게 해서 지금 본인들의 노후가 힘들어진 케이스 수도 없이 많다. 그렇게 공부한 자녀들이 잘되면 그나마 낫겠지만, 비싼 국제학교 보내고 미국 등 해외 유학까지 시켰는데, 해외에서 직장 못구하고 국내에 들어와서도 취직 못한 자녀들 돌에 차일만큼 많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다른 소재로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보겠다.
늘작가는 자랑이지만^^ 두 명 아이들 키우면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기 때문에 웬만한 교육 전문가 빰치게 자녀 교육에 대해서 빠꼼이다. 혹시 이 글 읽는 분들 중 지금 자녀 교육에 궁금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분들 댓글에 문의해주시면 성심성의껏 대답해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