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 아이가 문제인가?

4화

by 늘작가

얼마 전에 후배에게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늘~선배님. 요즘 제가 자식 관련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혹시 시간 내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렇게 물었다. 나는 "내가 자녀 교육 전문가도 아닌데, 전문 상담받아보지 그래?"하고 대답을 했다.


후배는 "전문 상담도 생각했는데, 일단 선배님이 자녀 분하고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선배님께 고민 털어놓고 상의한 후 필요하면 전문가 상담받으려고 해요."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시간을 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만나기로 결정을 했다.


"음 그래 알았어. 그런데 공짜로는 안된다. 평일 오후에 반차 내어서 네가 사는 동네 아파트 임장 시켜주고 커피에 밥 사주면 해줄게." 나는 요즘 지인들이 만나달라고 요청하면 주말 대신 평일 낮 시간을 이야기한다. 지금 내가 퇴직 후라 평일에 시간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과거 회사에 다닐 때도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정말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평일 회사 나가는 것을 포기하는 성의(?)는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평일 휴가를 맘대로 낼 수 있는 상황도 있었고, 주말은 약속이 많은 것도 이유였다. 그리고 당연히 상담료로 커피와 밥은 사라고 요청한다. ㅎ


만약 후배가 "평일은 회사 일로 힘들고 주말은 안될까요?" 이렇게 이야기했다면, 나는 냉정하게 주말은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흔쾌히 "넵. 당연하지요. 선배님 시간에 맞추어야지요. 다음 주 평일 언제 가능하세요? 가능하신 날짜에 오후 반차 내어 우리 동네 아파트 임장 시켜드리고 커피도 사고 밥도 사드릴게요."


그렇게 해서 후배가 살고 있는 분당 수내동 부근 아파트 임장을 하고 커피 마시고 저녁 먹으면서 후배의 고민을 들었다.


분당 수내동 (분당 최고 학군지이자 주거 지역이다. 다 좋지만 지도 파란색 안 수내역과 학원가에서 가까운 아파트들이 찐이다


후배는 자녀가 첫째 아들과 둘째 딸 두 명이었다. 아들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고, 딸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 후배는 사춘기 절정인 아들과 냉전 중이었고, 이제 서로 말도 잘하지 않는 상황까지 와있었다.


"선배님. 아들 때문에 정말 미치겠네요. 사춘기 끝낼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어요. 문제가 너무 많아요." 후배가 대뜸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너네 아들이 문제가 많다고? 어떤 문제가 있니? 아들 마약하니?" 이렇게 내가 물어보자 후배는 살짝 어이가 없는 듯이 나를 쳐다보면서 "아니 마약이라니요? 우리 아들이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음. 그래? 그러면 술이나 담배 하니?" 마약은 아니라도 이 정도는 할 것으로 생각하고 물어보았다. "아뇨.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데 웬 술이나 담배요. 하지 않아요." 이 이야기까지 들은 후 마지막 카드 하나 꺼내었다.


"아, 여자 문제구나. 여자랑 연애하는구나." 나는 확신을 가지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여자라니요?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이고 여기 분당인데, 그런 아이들 많지 않아요."


여기까지 후배 이야기를 들으니 나의 옛 시절, 첫째와 그렇게 싸웠던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웃음이 나왔다. "야 인마. 그런데 왜 너 아들이 문제냐? 도대체 뭐가 문제야? 모범학생이구만."


나의 반문을 듣고 후배는 어리둥절하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선배님 우리 아들이 모범학생이라니요." 하면서 말을 하려고 하길래, 후배를 보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너 아들 지금 공부하지 않고, 맨날 게임하고, 잠자고 이러고 있지?" , "네. 맞아요. 고1이면 지금 밤새워 공부해도 될까 말까 한데, 정신 못 차리고 있어요. 문제입니다."


후배 말을 듣고 "어이구. 예전의 내 모습 판박이다. 다시 잘 생각해 봐라. 우리 아들 마약하지 않고, 술과 담배 하지 않고, 여자 문제까지 없는데 무슨 문제야? 너 사는 동네가 분당이라서 그렇지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학군과 거주 환경 좋지 않은 곳 가봐라. 고등학생이 아니라 중학생부터 술/담배에 남녀 이성 문제 있는 자식들 얼마나 많은 줄 아니? 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네가 문제야."


이렇게 일침을 놓자 후배는 깜짝 놀라면서 돌이 깨지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그동안 자식 문제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후배들 90% 이상은 자녀들이 대부분 이런 수준이었다. 여학생의 경우 SNS나 연예인, 친구 문제 등이 추가되는 정도였다. 이 정도를 가지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문제라고 생각하고 잔소리하고 화 내고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출처 : 소향심리상담센터




나 역시 그랬었다. 첫 째 아들 마약도 하지 않았고, 술과 담배, 여자 문제도 없었다. 단지 공부 잘하다가 사춘기 때 책을 놓고 게임에 빠졌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식을 믿고 사랑하고 참고 기다리지 못한 아빠 때문에 아들은 점점 더 어긋나서 중3 겨울 때는 거의 파국 직전까지 갔었다. 그 당시 아내와 고향 절친이 비슷한 조언을 해주어 돌을 깨게 되었고, 자식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임을 깨달았다.


후배에게 이런 나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제야 후배는 "하~ 선배님 이야기 들어보니 그렇네요. 우리 아들 공부 좀 하지 않고 게임하는 것 외에는 문제가 없었네요. 심성도 착하고... 아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네요."


이 글 읽는 부모님들 중 지금 후배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과연 우리 아이가 문제인가?



개인적인 의견으로 '문제 아이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다'라고 생각한다. 과거 문제 부모에서 정신 차리고 살아가고 있는 늘작가 드림 -



P.S

만약 마약을 하면 정말 문제이니 전문가 상담받아보시고, 술/담배는 고등학생 정도면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고등학교 때 술 마셨다. 그리고 이성 관계 해결 방법은 나는 잘 모르겠다. 겪어보지 않아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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