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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훈희 Oct 19. 2023

오픈키친의 원조, 곰탕집의 효과와 효능

곰탕집 가마솥이 주차장까지 마중나온 이유

무엇이든 물건을 판매하기 원한다면 이것을 구매하면 왜 소비자에게 좋은지 

"구체적이고 임팩트 있게" 알려줘야 한다.


여기서 고개를 끄덕였다면 하수다.


"구체적인데 어떻게 임팩트가 있어?" 

라고 되묻는다면 중수 정도는 될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마저도 모자라 자기가 판매하는 상품을 이쁘게 진열하면

'내가 이렇게 좋은 물건을 가져와서 좋은 자리에 왔으니 당연히 팔리겠지' 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확언하건데 주위의 수많은 소비자들은 미안하게도 판매자가 뭘 파는지

주변에 뭐가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오죽하면 장모님이 미슐랭 맛집을 해도 굳이 찾아가서 안먹는다는 속담이 있겠는가.

그걸 알면 고수다.


.


길에서 사람들을 관찰해보자.

다들 핸드폰만 바라보지 주변에 뭐가 있는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옆에서 폭탄이 터지지 않는 이상 핸드폰 액정의 세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 식당을 하는 입장에서 효과적인 홍보 수단은 무엇일까?


SNS를 통해 핸드폰 액정 속으로 들어가던가

그것도 아니면 길에서 폭탄을 터뜨려야 한다.


이제는 맛이 있다고 친구따라 손잡고 찾아오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다.


.


그래서 군산의 이소곰탕 집은 가마솥과 아궁이를 가게 밖에 두었다.


기존의 식당의 고객 동선인 주차장, 로비, 카운터, 테이블, 주방의 순서를 깨고 주방을 길가에 두는 것이다.

주방이 보이는 최신 오픈키친 스타일이 아니라 아예 밖으로 나와버린 진정한 조선시대 잔칫집 오픈키친 스타일이다.


내가 방문한 이날은 가마솥 청소날이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가마솥에서 하늘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

아궁이에서 활활 타오르는 시뻘건 불빛!

가마솥 뚜껑을 열때마다 주위에 퍼지는 곰탕국물의 고소한 냄새!

그리고 계속 곰탕을 젓고있는 사장님의 열정!


그 네가지가 어우러지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각을 휴대폰에서 곰탕집으로 바꿔놓기 충분하다.

그렇게 이 가게는 행인들에게 첫번째 임팩트를 준다.


임팩트에 이끌려 식당에 들어가면 사골육수의 효능이 벽면에 가득하다.


얼핏보면 고루한 마케팅 방법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곰탕이 나오는 시간까지 사람들은 다 벽을 보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본인이 곧 먹게 될 음식들의 효능 읽고 건강한 느낌의 대화를 나눈다.


"심지어 사골육수의 효능에 대해서 미국농무부가 발표했다고 써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누구도 미국에서 언제부터 곰탕(Bear soup)의 사골국물을 먹었는지 의구심조차 품지 않는다.


그렇게 소비자들은 본인이 돈을 내고 소비하는 이 제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보를 흡수하고

기쁜 마음으로 곰탕을 기다린다.

그렇게 두번째 임팩트인 구체적 정보를 준다.


마지막으로 이 구수한 곰탕국물을 한 숟갈 떠먹으면 입구의 가마솥의 불꽃 수증기 쇼의 임팩트와

사골육수의 구체적인 효능이 한데 어우려져 단순한 맛의 차원을 넘는 가르침을 받게된다.


그리고 사장님이 이렇게 끓이느라 고생한 음식에 대해 본인이 돈을 내야한다는 사실조차 잊은채 

감사한 마음으로 이걸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느낌으로 먹는다.


그렇게 난 길거리에서 시각과 후각을 빼앗겨 곰탕집에 들어갔으며,

안에 들어가서는 비판적 사고와 돈도 빼앗겼지만 감사하게도 가르침을 한뚝배기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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