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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FT explorer 허마일 Feb 17. 2020

징글징글 하지만 참 소중한 너라서

동생 생일, 책을 선물로 준다는 것

#여동생 #생일 #선물 #


'진짜 웬일이래 미친 거야?'




작년도 그랬고 올해 생일도 책을 선물해달라는 동생을 보면 신기하다.

그녀 역시 망나니 같은 오빠가 책을 보기 시작할 때 단단히 미친 줄 알았단다.



책을 꾸준히 보면 사람의 생각이나 말, 행동이 조금씩 변한다는데, 

이게 다이어트처럼 몸무게를 재거나 

거울 앞에서 윗퉁을 까고 온갖뽐세를 부리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답답하단 말이지.

키는 멈췄어도... 마음과 지성만큼은 

2미터 3미터 찌우고 키울거라 다짐했지만, 

또렷한 가늠자가 없는 것은 서글프다.



그래도 어렴풋하게 마음의 성장을 알 수 있는 간접적인 통로는 있었다.

가족이나 친구, 오래도록 나와 함께했던 관계로 부터이다.



동생은, 언제부터인가 엄마의 잔소리에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똑부러지게 자기 갈 길 가는 오빠가 달라 보였단다.

(잉? 임마 이거 불효아니더냐..?..�)

찐따였던 오빠가 자기랑 싸울때

팩트폭격 스킬을 갖춘 매서운 아가리 파이터가 되어서 분했단다..�응..? 칭찬맞지?

자. 이 시점에서 일부러 동생 앞에서

괜히 벽돌책들(<생각의 탄생>, <바른 마음>, <코스모스>등

단 한 페이지도 읽지않고 관상용으로 갖춰둠 ㅋㅋㅋㅋ)

을 들고 다니면서 '와... 이거였어!? 이랬던 거야..? 대박!!' 

혹은 '하아... 역시 지성인은 세상 살기 피곤하구먼 허허...' 

하며 중얼거린것은 널 향한 나의 쇼였음을 숨기지 않겠다. �

언제부터인가 내 책장의 책들을 한 권씩 빼가면서

자기도 책을 사기 시작했다.

곰돌이 푸우, 어피치~ 같은 핑크스럽고 앙증맞은 것들이지만,


그또한

생각이 파고드는 길을 터주기 충분하기에 방심하면 안 될 터였다.


얼마전,

동생이 엄마와의 말싸움을 이기고 당당하게 2박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 자신감이 서려있다.




하아... 이 구역에 미친 놈은 나였는데, 참 심란하다.





#김지훈작가 #에세이 #참소중한너라서


이 책을 보고 동생이 부디 오라버니에게 상냥한 여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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